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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시즌을 앞둔 롯데 내야의 화두는 바로 '경쟁'이다. 기존 백업 멤버였던 양종민, 손용석, 정 훈의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신인 신본기가 안정적인 수비로 선배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유격수 문규현. 2012년 롯데 수비의 중심, 주전 유격수는 문규현이다.
문규현은 화려하지 않다. 성격도 조용하고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가치는 그가 그라운드에 섰을 때 드러난다. 지난 시즌 초반 가시밭길을 걷던 롯데는 문규현이 유격수로 투입되며 팀이 전체적인 안정감을 찾았다. 한여름 방망이쇼도 화끈했다. 7월 문규현의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롯데는 단숨에 2위로 치고올라갈 기반을 마련했다. 데뷔 10년 만에 받은 스포트라이트. 올시즌을 앞두고 자신감도, 연봉도 확실히 업그레이드 됐다.
하지만 본인은 결코 화려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 3할 타율, 상위타순, 무실책 등의 얘기를 쉽게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하위타선에서 찬스를 연결해주고 견실한 수비를 선보이는 것이 유일한 목표란다. 하지만 이런 문규현에게도 올시즌 마음 속에 새긴 목표가 하나 있다. 그는 조심스럽게 "꼭 전경기에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이 팀에 공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결과가 아프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기 출전, 소박해 보이지만 엄청난 목표다. 지난 시즌 롯데에서 전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이대호와 전준우 뿐이다. 프로야구를 통틀어도 삼성 최형우, 한화 강동우 만이 전경기 출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부상도 없어야하고 실력으로도 꾸준히 어필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문규현은 "가고시마 캠프 때 잔부상 때문에 며칠 쉰 것이 오히려 시즌 준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일단 몸상태는 합격. 이어 "후배들이 인상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후배들에게 밀릴 수 없지는 않나. 나도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시즌 그가 소박하지만 야심찬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