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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스프링캠프의 긴 여정을 끝내고 11일 입국했다.
올시즌 박찬호 송신영 김태균 등의 가세로 4강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주목받는 팀이 한화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스프링캠프를 마쳤다는 부푼 기대보다 우려의 그늘도 크게 자리잡고 있다.
한대화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풀고 싶었던 숙제를 미처 다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겉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속으론 답이 나오지 않는 마운드가 걱정이다.
한화는 올시즌 선발 후보 박찬호에 이어 중간 요원 송신영과 용병 선발 배스까지 보강하면서 종전보다 마운드가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올시즌 5선발 가운데 류현진이 확정적이고 박찬호, 배스, 양 훈, 김혁민, 안승민 가운데 1명을 추려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한 고민은 여기까지다. 나머지 누구를 탈락시켜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한화는 올시즌 투수 정원을 12명으로 갖고 갈 계획이다.
총 19명이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는데 중도 귀국한 정대훈을 제외하면 18명 가운데 6명을 더 골라내야 한다. 한 감독이 지목한 선발 후보 6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2명의 생존율은 50%밖에 안된다.
지난 시즌 활약도와 올시즌 스프링캠프에서의 성과를 놓고 따져보면 선발 후보 6명을 비롯해 박정진, 바티스타, 송신영, 유창식, 장민제, 마일영, 송창식, 최우석, 김광수를 포함하면 후보군이 15명이나 된다.
신인 최우석은 한 감독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평가했던 기대주다. 당장 중간계투 자원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로 인해 마운드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문제는 몇몇 후보를 제외하고 한 감독의 눈에 확 들어오는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감독을 더욱 괴롭게 하는 것은 우익수 자리다. 우익수는 만족스런 후보가 없다. 수비력은 미흡하지만 타선에서 요긴하게 기용했던 이양기와 오재필이 부상 때문에 중도 귀국하면서 그 고민은 더 커졌다.
오죽하면 한 감독이 "이양기라도 있었으면…"하는 탄식을 자꾸 내뱉었을까. 한 감독은 오키나와에서 연경흠, 고동진, 양성우를 관찰하다가 1루수였던 정원석까지 과거 외야수를 경험해봤다는 이유로 테스트를 해봤지만 여전히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수비력을 보자니 방망이가 약하고, 방망이가 괜찮다 싶으면 수비에서 불안하니 스프링캠프에서 '답'을 찾아오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한 감독은 또다른 생존경쟁을 예고했다. "모든 게 갖춰지면 4강을 왜 걱정하겠나. 시즌 개막 직전까지 우리팀은 아직 백지라는 각오로 시범경기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