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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한 '영점 조준'이다.
두산 용병 콤비 니퍼트와 프록터가 시즌 개막 한 달을 앞두고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두 선수는 8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넥센과의 마지막 연습경기에 나란히 등판해 구위를 점검했다. 니퍼트는 연습경기 첫 등판이었다. 2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한 1안타, 1볼넷을 내주고 1실점했다. 그러나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니퍼트는 "컨디션 점검차원에서 던졌다. 전력 피칭은 아니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미 우천으로 두 차례나 등판 계획이 무산됐던 터다. 전지훈련 막판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니퍼트는 직구와 슬라이더 등 모든 구종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직구 최고 스피드는 144㎞. 전력 피칭이 아니었음을 감안하면 정상 수준에 가까운 스피드다.
프록터는 5회초 등판해 1이닝을 3자범퇴로 막아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일 롯데전서 1이닝 2안타 2실점했던 프록터는 4일후 등판에서는 조금더 안정감을 심어줬다. 프록터 역시 아직은 구위를 점검하는 단계. 이날 직구 스피드는 최고 150㎞까지 나왔다. 롯데전에서는 최고 153㎞까지 나온 직구를 위주로 던졌지만, 이날 넥센을 상대로는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프록터도 "롯데전보다는 부담이 덜했고, 제구도 괜찮았다. 슬라이더 제구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보통 용병들은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한다. 니퍼트는 2010년 텍사스에서 포스트시즌 등판 경력이 있고, 프록터는 2006~2007년 뉴욕 양키스에서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경력만 놓고 보면 8개팀 가운데 최강 용병 듀오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나름대로 터득한 시즌 준비 방법이 있다. 김진욱 감독도 현재까지 두 용병에 대해 "무난하게 적응하고 있다"며 믿음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도 둘은 '영점 조준' 과정을 착실하게 밟아 나갈 계획이다.
니퍼트는 4월7일 넥센과의 개막전 선발 후보이고, 마무리 프록터는 시즌 첫 경기부터 불펜 대기를 하게 된다. 이제 시즌 개막까지 남은 한 달간, 두산에게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귀한 존재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