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와 이치로, 3년전 기억 잊고 짧은 만남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2-01-31 12:49


이대호는 이치로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릭스 이대호가 지난 29일 제2의 홈구장인 호토모토필드고베를 방문했을 때 개인훈련중인 시애틀의 이치로와 잠시 대면했다고 스포츠닛폰이 31일 보도했다. 이대호는 올시즌을 위한 사진 촬영을 위해 구장을 찾았다. 이치로는 미국에 건너가기 전에 오릭스 버팔로스의 전신인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뛰었다. 비시즌때 친정팀에서 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이대호와 이치로는 지난 2009년 제2회 WBC에서 국가대표 자격으로 맞대결했던 인연이 있다. 당시에 이치로가 이대호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했다. 기습번트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3루수 이대호를 지목하며 "아시아에서 저런 사이즈의 3루수는 처음 본다"는 내용으로 말했는데, 결국 체격이 큰 이대호가 동작이 느릴 것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었다.

또다른 에피소드도 있었다. 당시 일본대표팀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승부치기로 가면 이치로를 마운드에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치로가 "어깨는 던질 준비가 돼있다. 직구처럼 빠르게 가다가 떨어지는 스플리터가 내 결정구"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이대호는 그후 "이치로가 등판한다고? 그럼 나도 매경기 마무리투수로 나서겠다"며 기싸움에서 눌리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대호는 투수 출신이다.

이처럼 WBC때 은근히 날을 세웠던 두 선수는 그러나 29일의 짧은 만남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스포츠닛폰이 전했다. 인터뷰는 없었지만, 둘은 악수를 나누고 2,3분간 대화했다. 부드러운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이제는 이치로의 친정팀에서 이대호가 뛰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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