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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은 거친 야성남으로, 풍운아는 산뜻한 깔끔맨으로.
반면, 김진우는 거칠고 위험한 남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엄청난 거구와 날카로운 눈매는 가만히 서 있어도 상대를 주눅들게 했다. 특히, 지난해 복귀 후 기른 수염은 솔입처럼 솟아나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를 연상케 했다. 여기에 과거 방황하던 시절의 이미지까지 겹치면서 험악한 인상의 표준과도 같았다. 이런 험상궂은 외모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았다.
대놓고 내색은 안했지만, 내심 서로가 부러웠던 것일까. 이번 애리조나 캠프에서는 윤석민과 김진우의 외모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윤석민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반면, 김진우는 신입사원처럼 깔끔하게 수염을 밀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바꾼 모습이 퍽 잘 어울린다. 윤석민에게는 그간 보이지 않았던 '남성미'가 물씬 풍겨나면서 관록까지 느껴지고, 김진우는 방황을 마치고 제 길을 되찾은 청년의 성실함이 엿보인다.
피닉스(애리조나)=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