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용병 프록터 휴가를 받은 까닭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1-27 08:28 | 최종수정 2012-01-27 08:28


두산 새 용병 스캇 프록터(왼쪽)가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훈 캠프지에 따뜻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사회를 위하는 일도 훈련만큼 중요하다."

올시즌 두산에서 뛰는 용병은 더스틴 니퍼트와 새롭게 영입한 스캇 프록터(35)다. 프록터는 김진욱 감독이 마무리를 맡기려고 데려온 뉴욕 양키스 출신의 파워피처다. 프록터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 두산의 애리조나 전지훈련 시작과 함께 팀에 합류했다. 그런데 전지훈련을 시작한지 닷새가 지난 26일 프록터는 캠프를 떠나 고향 플로리다로 날아갔다. 구단에 '짧은' 휴가를 신청한 것이다.

김진욱 감독은 프록터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줬다. 프록터는 28~29일, 이틀 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행사에 참석한다.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가 다름 아닌 자신이 설립한 'M.E.'s Team'이다. 이 단체는 플로리다주 오키초비라는 도시에서 인기가수 콘서트, 자선 클레이 사격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기금을 모금한다. 당연히 설립자인 프록터가 참석해야 한다.

프록터는 왜 이 단체를 설립했을까. 프록터는 양키스 시절인 지난 2006년 3월 스프링캠프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갓 태어난 딸인 매리 엘리자베스(Mary Elizabeth)가 선천적으로 심장 동맥이 덜 형성됐다는 것이다. 당장 수술을 받아야 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프록터는 곧바로 플로리다 병원으로 날아갔다. 딸은 수술을 받았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프록터는 딸의 이름을 따 이 단체를 설립했다. 매년초 자선 행사를 개최하는데 올해가 5번째다. 특히 이번에는 양키스 시절 동료였던 조 토레 감독과 쟈니 데이먼, 카일 판스워스 등 메이저리그 스타들 뿐만 아니라 팝가수 루크 브라이언, 리 브라이스, 조시 톰슨 등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프록터의 자선 행사는 플로리다 지역 신문인 'TC PALM'도 27일 보도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감독은 "훈련도 중요하지만 이웃을 위해 선수가 직접 나선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우리 선수들도 배워야 할 점이다"며 흐뭇해했다. 프록터는 행사를 마치고 오는 30일 캠프에 복귀할 예정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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