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프링캠프 융화 비결은 '밥'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01-17 14:31 | 최종수정 2012-01-17 14:31


박찬호가 6일 시무식을 마치고 정민철 코치의 조언을 들으며 피칭 연습을 하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1.6


"밥 한 번 자주 먹자."

'한화맨'으로 돌아온 박찬호(39)가 17일 미국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에 도착한 한화 선수단과 합류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박찬호는 1994년 미국으로 진출한 이후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찬호가 한화 입단 이후 가장 강조했던 말은 '팀 케미스트리(Team chemistry·조직 융화력)'다. 한국 프로야구 문화를 처음 접하게 되니 후배들과 빨리 섞이고 싶어서다.

그런 그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한화 선수들과 많은 시간 동안 스킨십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박찬호는 가급적 하루 속히 한화의 선수단 문화에 녹아들어갈 수 있는 비결을 갖고 캠프에 합류했다. 그 비결은 바로 '밥심'이다.

박찬호의 지인들에 따르면 박찬호는 이번 캠프를 앞두고 "한화 후배들과 밥을 함께 먹으면서 친해질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많은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한국 특유의 밥 같이 먹는 문화를 통해 '팀 케미스트리'를 높이고 싶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지난 6일 시무식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도 "누군가와 밥을 함께 얼마나 많이 먹었느냐를 친밀감의 척도로 여기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만끽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가수 이효리가 한 가전제품 CF에서 '밥 한 번 먹자'는 유행어로 소비자의 환심을 샀던 것처럼 박찬호도 한국의 '밥심' 위력을 잘 알고 있던 것이다.

박찬호가 '밥심'을 강조하게 된 것은 오랜 미국생활에서 겪었던 외로움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프로야구는 철저하게 개인 성과주의이기 때문에 한국처럼 정을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식사도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지 한국처럼 도란도란 모여서 같이 나눠먹는 문화가 없다. 경기장에 이동할 때도 자신의 고급 승용차를 끌고 오거나 친한 선수 몇 명이 모여서 택시를 이용할 뿐 정에 이끌려 따로 뭉치는 경우도 드물다.

미국에서 선수들끼리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상당히 절친한 사이가 아니면 비즈니스를 위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박찬호는 오랜 기간 보고 느꼈다.

이런 미국에서 이방인이었던 박찬호에게는 정으로 똘똘 뭉치는 한국 문화가 몹시 그리웠을 것이다. 이제 박찬호는 한화 선수들과 합숙을 하면서 매일 함께 밥 먹고, 훈련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후배들과 밥먹을 시간이 많아진 박찬호에게는 잊었던 고향의 정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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