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한화에서 뛰게 된 박찬호가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적응해야 할 것은 바로 보크다.
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보낸 박찬호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 도전했을때 가장 애를 먹었던 게 바로 보크 판정이기 때문이다. 보크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오릭스 소속이었던 박찬호는 지난해 4월15일 고시엔 구장에서 일본 진출 후 첫 선발로 등판했다. 4회말 1사 2루에서 라쿠텐 랜디 루이스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1에서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삼진을 잡아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심판은 보크를 선언했다. 시즌에 앞서 박찬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도 여러차례 보크를 지적당한 바 있었다.
박찬호는 주자가 있을때 투구 동작이 상당히 빠르다. 미국에선 괜찮았다. 하지만 일본 심판들은 이런 박찬호의 투구폼에 문제를 삼았다. 보크는 주자가 베이스에 있을 때 투수의 투구상의 비합법적 행위를 말한다. 박찬호의 경우 야구규칙 8.05에 해당한다. 바로 투수가 세트 포지션으로 투구할 때 완전히 정지하지 않고 투구했을 때다.
지난해 박찬호가 일본에서 보크 시비에 시달릴 당시 한국 야구 관계자들도 의견이 분분했다. 보크가 맞다는 쪽과 아니다라는 쪽이 팽팽했다.
특히 심판들도 박찬호의 동작을 놓고 "애매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 박찬호가 등판하는 경기서 한번은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호가 이처럼 보크 위험에 노출되는 투구 동작을 취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빠른 주자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뛰는 야구 보다는 타자에게 맡기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은 작전이 많다. 또 빠른 주자들이 '그린 라이트'를 받아 틈만 나면 도루를 시도한다.
올시즌 박찬호를 상대하는 타 구단들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게 분명하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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