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화 선수들 "가르시아 의자 갖고 싶어요"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2-23 13:08


가르시아가 올시즌 한화에서 뛸 때 라커룸에서 사용했던 의자. 가르시아가 남겨둔 이 의자가 한화 선수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만식 기자


한화 선수들은 요즘도 대전구장 라커룸에서 가르시아의 체취를 느낀다.

이른바 '가르시아 의자' 때문이다.

올시즌 한화에 입단해 숱한 화제를 남겼던 가르시아는 지난 8월 라커룸에 특이한 의자를 갖다놔 웃음을 선사했다.

경기 도중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허리를 삐끗했다는 이유로 자신 만의 맞춤형 의자를 구비한 것이다.

허리를 편안하게 받쳐주고 다리와 목 받침대까지 구비된 기능성 의자로, 보통 PC방 의자보다 업그레이드된 제품이었다.

가르시아는 혼자 특수의자를 사용하기 미안했던지 바로 옆 자리에서 사물함을 사용하고 있는 한상훈에게 똑같은 걸로 선물했다.

한상훈이 허리 통증을 달고 산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가르시아가 한국식 인심을 베푼 것이다.


다른 선수들 의자는 병원 대기실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긴 의자다. 이 때문에 군계일학처럼 도드라진 '가르시아 의자'는 선수단 사이에서 명물이 됐다.

이 의자가 그대로 남아 있다. 가르시아가 올시즌을 마친 뒤 미국으로 떠날 때 그대로 두고 간 것이다.

선수들은 "가르시아가 다시 한화에 입단할 줄 알고 두고 간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그 의자는 주인 잃은 신세가 돼 버렸다.

가르시아 의자 선물은 받은 한상훈은 새 주장이 됐다. 한상훈은 가르시아 의자를 항공택배로 미국에 부쳐줄까 생각도 했지만 부피가 커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화 선수들 사이에서 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가르시아 의자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

남은 물량은 1개 뿐인데 수십명의 선수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풍경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그러자 한상훈이 묘안을 짜내기 시작했다. 주장으로 부임한 기념으로 첫 번째 선수단 복지사업이다. 라커룸 의자를 '가르시아 의자'로 모두 교체해달라고 구단 측에 건의할 예정이란다.

흔히 '허리가 편해야 몸이 건강하다'고 한다. 허리가 편해야 야구도 잘한다.

내년 시즌 약진을 노리는 한화 구단으로서는 '가르시아 의자'가 필수 아이템이 될 것 같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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