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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이 저물어간다. 한해를 정리할 때다. 올해의 프로야구도 한번 돌아보자.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꿈과 희망,감동이 있었다. 그리고 장밋빛 미래를 봤다. 올시즌 프로야구, 한편의 드라마였다.
"2001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 왔었을 때 언젠가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10년만에 꿈을 이뤘습니다."
한화 이대수는 벅찼다. 울먹였다. "오늘 부모님이 오셨는데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은 숙연해졌다. 희망과 감동,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
99년 연습생으로 쌍방울에 입단했다. 하지만 쌍방울이 해체됐다. 다행스럽게 SK 연습생으로 다시 글러브를 낄 수 있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선 정상.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힘겨웠던 '오뚝이' 인생에 대한 보상이었다.
삼성 최형우의 과거,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2002년 삼성에 입단, 2005년 방출됐다. 버림받은 선수였다. 경찰철에 입대,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곱씹었다.
2007시즌 2군리그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땀으로 일군 발판이었다. 그리고 전역후 삼성에 재입단했다.
올시즌 타격 3관왕. 첫 골든글러브 수상은 물론, 최다득표까지 했다. 글러브를 벗어야 했던 그 때는 꿈도 못꾸었던 일이다. 모두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은 노력이 만들어낸 드라마들이다.
꿈과 미래
올해 680만여명의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제 꿈의 700만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꿈은 이루어지고 있고, 미래는 밝다.
프로야구는 이제 국민들의 레저 문화로 자리잡았다. 인기 기반은 탄탄하다. "프로야구는 망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여기에 내년에는 '호재 천지'다. 무엇보다 해외파 거물들이 대거 복귀했다. 박찬호와 김태균(이상 한화), 이승엽(삼성)이 돌아왔다. 이름만으로도 벌써 팬들의 마음이 설렌다.
FA의 대거 이동으로 인한 볼거리도 많아졌다. SK타자들은 롯데로 옮긴 정대현 이승호와 상대해야 한다. 이택근은 친정 넥센으로 복귀했다. LG 주전포수 조인성은 SK로 옮겼다. 정말 이야기 거리가 풍성하다.
스포츠는 드라마다. 꿈과 희망을 주는 드라마다. 올해 프로야구가 딱 그렇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