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의 '초인적 힘'이 한국야구 살렸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1-29 23:52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2011 아시아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결승전이 열렸다. 삼성 선발 장원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타이중(대만)=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삼성 장원삼이 한국야구를 살렸다. 혼신을 다한 역투로 한국팀으로는 처음 소속팀 삼성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았다.

장원삼은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 선발등판, 6⅓이닝 동안 재팬시리즈 우승에 빛나는 소프트뱅크 타선을 단 5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5일 호주 퍼스와의 1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85개의 공을 던지고 3일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장원삼은 개의치 않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 장원삼이 이날 경기에서 던진 공은 딱 100개. 힘이 떨어질 법도 했지만 장원삼은 마운드를 내려간 7회까지 14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렸다. 경기 전 "초인적인 힘이라도 발휘하겠다"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결승전 장원삼의 투구는 구위, 제구 모두에서 완벽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각도는 평소보다 더욱 예리했다. 하지만 이날 투구의 백미는 직구였다. 최고구속 145km를 기록한 직구는 홈플레이트의 양쪽 끝을 절묘하게 파고들었다. 소프트뱅크 타자들이 서서 지켜보거나 가까스로 건드리는 공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좌타자들의 바깥쪽을 찌르는 직구가 훌륭했다. 1번 가와사키 무네노리가 유격수 땅볼, 투수 땅볼,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2번 혼다 역시 볼넷을 1개 얻었지만 유격수 땅볼과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바깥쪽 공을 힘없이 건드린 결과였다. 소프트뱅크가 자랑하는 테이블세터가 맥을 못추자 팀 전체가 힘을 잃은 모습이었다.

장원삼은 경기 후 "예선전에서 대패를 해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래도 결승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매우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체적으로 투구 밸런스가 좋았다. 그래서 직구위주의 승부를 했는데 그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삼성이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5대3으로 승리하며 2011 아시아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출발은 불안했다. 삼성은 장원삼이 1회 2사 3루 상황서 4번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해 1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삼성은 5회초 승부를 갈랐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5회, 상대선발 이와사키 쇼가 흔들리는 틈을 타 삼성 타선은 정형식의 2타점 안타와 박석민의 1타점 2루타를 묶어 3-1로 역전을 시켰다. 여기에 상대 유격수 가와사키 무네노리의 실책까지 이어지며 2점을 더 보태 5-1로 점수차를 벌렸다.

하지만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소프트뱅크는 8회말 구원투수 권 혁을 상대로 가와사키와 혼다가 연속 안타를 쳐냈다. 무사 1,2루의 위기. 하지만 삼성엔 오승환이 있었다. 오승환은 첫 타자 우치카와 세이치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만루의 위기를 허용했으나 4번 마쓰다를 병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나온 하세가와 유야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2점(비자책점)을 허용했지만 후쿠다 슈헤이를 좌익수 플라이로 잘 처리했다. 하지만 9회에는 이마미야 겐타, 호소카와 타오루, 가와사키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끝판대장'으로서의 면모를 완벽하게 과시했다.

삼성은 이번 아시아시리즈 우승으로 약 5억5000만원의 상금을 차지하게 됐다. 상금은 선수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계획.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삼성 선수들은 올해 2개의 챔피언 타이틀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게 됐다. 한편, 2위 소프트뱅크는 약 3억6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타이중(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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