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로페즈',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KIA는 지갑을 열지 않았다.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외부 전력이 없었다는 판단 때문. KIA 선동열 감독 역시 '내부인재'를 키워쓰는 것을 목표로 삼고 미야자키 휴가시 마무리캠프에서 '미완의 대기'들을 조련하고 있다. 이렇게 결정한 데에는 새로 보강될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을 끌어올려 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다. 선발과 마무리에서 팀의 전력을 이끌어올릴 핵심 용병을 찾기 위해 KIA 스카우트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도미니칸 리그에는 한국리그를 거쳐간 수많은 투수들이 뛰고 있다. 로페즈 역시 기간테스 델 치바오 팀에서 활약 중인데, 이 팀에만 해도 벌써 호세 카페얀(2010 한화)과 로만 콜론(2010 KIA), 훌리오 데폴라(2010~2011 한화·이상 투수), 그리고 유격수 윌슨 발데스(2008 KIA) 등 한국을 거쳐간 많은 선수들이 뛰고 있다. 다른 팀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내 각 구단의 스카우트팀이 이맘때만 되면 도미니칸 리그로 떠나는 것도 이처럼 수많은 선수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
KIA 스카우트팀은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 수급에 있어 상당히 좋은 성과를 내왔다. 2009년 팀 우승의 주역이자 최근 3년간 방어율 3.88에 29승24패2세이브로 중심 투수역할을 해 온 로페즈가 대표적이다. 로페즈는 올해도 11승9패, 방어율 3.98을 기록하면서 재계약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선동열 감독은 로페즈의 기량 자체는 인정하지만, 팀 마운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왼손 선발을 원하기 때문. 다른 한 명 역시 왼손 불펜을 찾고 있다.
하지만, 로페즈의 복귀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KIA 김조호 단장은 "완전 퇴출이라고는 할 수 없다. 쓸만한 왼손 선발 요원이 정 없다면 로페즈와도 다시 접촉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도미니칸 리그 복귀 초반 부진했던 로페즈는 지난 22일 에스텔라스 전에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인 퍼펙트 피칭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구위를 회복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