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실패 신명철, 전화위복 투런포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10-29 16:03


전화위복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다. 신명철이 29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2011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회초 보내기 번트를 실패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김경민 기자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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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명철은 두차례의 번트 실패 후 이재영의 빠른공을 밀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날렸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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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제스처가 크지 않은 신명철도 이 홈런만큼은 세배쯤 기뻤다. 홈런 자체의 즐거움+보내기 번트 실패 만회+한국시리즈 향방을 가를 한방, 이런 세가지 즐거움 속에 신명철은 1루를 돈 직후 양팔을 번쩍 들어 큰 새가 됐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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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에게는 번트보다 홈런이 더 쉬었다.

삼성 신명철이 전화위복이 무슨 뜻인지 야구로 설명했다.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2-1로 앞선 4회초 무사 1루에 타석에 선 신명철은 초구, 2구째 잇달아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SK 두번째 투수 이재영의 빠른볼에 번트타구는 모두 1루측 파울라인을 벗어났다. 볼카운트 2-0. 번트 찬스를 놓친 신명철은 볼카운트 2-1에서 144㎞짜리 직구를 밀어 우측 담장을 넘겼다. 초반 흐름을 완전히 삼성쪽으로 가져오는 결정적 한방이었다.

신명철은 전날 열린 3차전에서 4회 무사 1,2루에서 번트를 모션을 취하다 배트를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번트를 대는 것으로 착각한 2루주자 박석민이 3루에서 횡사시킨 바 있다. 스트라이크 번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슬라이더 볼에 배트를 뺀 신명철은 큰 잘못이 없다. 하지만 세밀하게 따지면 배트를 늦게 빼는 바람에 주자의 착각을 불러일으킨 측면은 부인할 수 없었다. 책임 문제를 떠나 만약 '전화위복 홈런포'가 없었다면 신명철로선 번트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을 법한 상황.

하지만 홈런 한방으로 이 모든 고민을 훌훌 털었다. 1루를 도는 순간 신명철은 양 팔을 쭉 뻗어올렸다.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새처럼 훌훌 날고 싶었을 무한 기쁨의 표현. 신명철의 홈런은 이번 시리즈에서 터트린 삼성의 첫 홈런이었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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