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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조동찬은 SK 조동화의 동생이다. 형제가 프로야구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하는 게 결코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 몇년간 둘에 얽힌 사연이 많이 소개됐다.
이번 한국시리즈도 또한번 두팀간 대결이다. 하지만 조동화는 시리즈 엔트리에 없다. 지난 9월20일 부산 롯데전에서 수비를 하다가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전방 십자인대와 측부인대 두 곳이 파열됐다.
곁에 있던 삼성 포수 진갑용이 "동찬이가 우승하는 게 훨씬 낫겠네?"라며 대화에 합류했다. 그러자 조동찬도 "그럼요, 내가 우승하는 게 훨씬 낫죠"라고 답했다.
무슨 얘기인가 싶었는데 곧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형제가 양 팀 소속이다 보니 한쪽이 우승을 차지해 환호성을 지를 때 다른 쪽은 패배의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엔 조동화가 뛰지 못한다. SK가 우승을 차지한다 해도 부상 때문에 엔트리에 오르지 못한 조동화에겐 포스트시즌 상금이 분배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반면 조동찬은 이번 시리즈 엔트리에 올랐고 출전기회도 갖게 됐다. 삼성이 우승하면 조동찬은 평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겠지만 어쨌거나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결국 조동찬은 본인이 우승하는 게 형제 모두에겐 더 이득이라는 걸 표현한 셈이다.
상당히 현실적인, 계산적인 얘기인 것 같지만 한편으론 형까지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기도 하다. 조동화-조동찬 형제는 평소에도 우애가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