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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 하나에 모든 의미가 다 포함돼 있죠."
SK 안치용은 소위 말하는 '4차원'이다. 이번 플레이오프 때도 마찬가지다. 1,2차전 내내 재밌는 장면이 여러번 연출됐다. 적장인 롯데 양승호 감독과도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고 있다. 안치용과 양 감독은 신일고와 LG에서 스승과 제자로 연을 맺은 사이다.
2차전 때는 안치용이 도발을 감행했다. 1차전서 4-4 동점이던 7회 역전 투런포를 때려낸 안치용이다. 전날과 달리 롯데 덕아웃 앞까지 터벅터벅 걸어갔다. 껌을 질겅질겅 씹는 등 불량스러운 모습 그 자체였다. 안치용은 양 감독에게 "감독님, 껌 하나만 주세요"라며 손을 내밀었다. 마침 양 감독은 취재진과 안치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던 터. 양 감독은 "염장 지르러 왔냐"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는 제스처를 취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안치용은 대답 대신 허공에 손짓을 하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안치용은 "수화로 해도 감독님과는 대화가 다 된다"면서 "손짓 하나에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나 어제 잘쳤죠' 등 수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안치용은 양 감독에게 미안했는지 긴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는 "감독님은 어렸을 때 보던 모습이나, 지금 모습이나 똑같다"며 "물론 경기장에서 같은 팀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어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만나거나 다른 팀에 있으면 정말 동네 형 같다"며 미소지었다. 곧이어 "한번이라도 양 감독님과 야구를 해본 선수들은 안다. 모두가 좋아하는 지도자다. 선수들한테 믿음을 줘서인지 인기가 많다"며 "감독님은 선수의 좋은 모습을 이끌어내주시는 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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