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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주장 홍성흔이 SK와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깜짝 1위를 달리고 있는 부문이 있다. 바로 도루. 홍성흔은 1차전에 1개, 2차전에 1개를 각각 기록하며 1차전 1개의 도루에 그친 팀 동료 김주찬과 전준우를 제치고 당당히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정규시즌 총 도루가 2개에 그친 홍성흔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 일단 양승호 감독과 홍성흔이 SK 배터리의 허를 찌른 점이 크다. 양 감독은 1차전 경기 후 홍성흔이 5회 1사 1루 상황서 성공시킨 도루에 대해 "선발 고든이 견제를 등한시 하는 것 같아 초구부터 도루 사인을 냈다. 처음에는 홍성흔이 자신감이 없는 듯 보였지만 고든이 견제를 너무 등한시 하는 것 같아 과감하게 작전을 냈다"며 흡족해했다.
홍성흔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러닝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홍성흔은 팀 내에서 큰 경기 경험이 가장 많다. 큰 경기에서는 사소한 작전수행 하나에도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도루 뿐 아니라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통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다.
홍성흔의 도루가 주는 의미는 또 하나 있다. 바로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홍성흔이 궂은 플레이를 하며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후배 선수들에게 그 어떤 말 한마디 보다도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홍성흔의 이번 도루 2개는 치밀하게, 또 차분하게 준비된 작품이었다. SK 덕아웃은 남은 경기에서 '주자 홍성흔' 견제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