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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전창진감독이 본 롯데 "잘될줄 알았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0-19 11:24 | 최종수정 2011-10-19 11:25


17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롯데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때 득점을 올린 홍성흔이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 잘 될 줄 알았다."

프로농구 우승 청부사 전창진 KT 감독(48)이 프로야구 롯데를 색다른 시각으로 평가했다.

전 감독은 과거 동부 시절 정규리그 우승 3회, 챔피언 3회를 지휘했고, KT로 옮긴지 2시즌 만인 2010∼2011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명장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롯데가 진작부터 잘 될 줄 알았고,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걸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롯데는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쾌거를 이뤘고, SK와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중이다.

서울서 자란 전 감독이 사실 롯데와 같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고려대 선배지만 양 감독이 올시즌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처음 인사를 나누기 전까지 교류는 없었다.

롯데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것도 부산 연고지 프로팀 감독으로서 의례적인 이벤트였다. 다만 농구를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야구여서 원주(동부)에 살다가 부산(KT)로 내려 온 김에 롯데 야구를 자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런 전 감독이 롯데를 높게 평가한 근거는 전 감독 만의 지도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전 감독은 그 떡잎을 벤치(덕아웃)에서 찾았다.

전 감독은 "나는 농구든, 야구든 경기를 관전할 때 벤치를 관찰하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경기 중에 벤치에서 남은 선수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면 그 팀이 그날 이길 것인지, 미래가 있는 팀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농구에서 여러차례 우승을 이끌면서 '용장', '명장'의 명성을 얻는 동안 터득한 노하우라는 게 전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해 로이스터 체제의 롯데와 올시즌 롯데를 모두 봤다는 전 감독은 "롯데 선수들이 작년에 비해 훨씬 시끄러워졌더라. 시즌 초반 그런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그 때부터 롯데는 올해 잘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의 경우 롯데에서 활달하기로 소문난 홍성흔 정도가 분위기를 주도하곤 했지만 올해는 롯데 선수 거의 모두가 홍성흔 아바타 노릇을 하고 있었다"면서 "벤치 분위기가 이 정도면 질 경기도 이기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타자가 삼진당하거나 수비 실책이 나오는 등 경기흐름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 덕아웃에 남아 있는 선수들이 자기도 모르게 한숨짓게 마련이지만 일부러 파이팅을 독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전 감독은 "로이스터 감독이 재임할 때 보지 못했던 덕아웃의 좋은 장면들이 자주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인 전 감독은 농구 코트에서도 벤치 분위기를 중요시 한다. 출전기회 못받았다고 의기소침하거나 뛰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지 않으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전 감독은 프로농구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프로농구 인삼공사를 올시즌 우승후보로 추천해 화제에 오른 바 있다. 전 감독은 "인삼공사도 롯데처럼 벤치가 시끄럽기 때문"이라고 '벤치 소란론'을 강력히 주장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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