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승리 공식 '선발, 6이닝 버텨라'

롯데의 승리공식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롯데는 SK와의 플레이오프 전적을 1-1로 맞춘 뒤 운명의 3차전을 앞두고 있다. 16일 열린 1차전에서 9회 1사 만루의 끝내기찬스를 날려버린 뒤 연장 10회 정상호에게 결승 홈런포를 허용해 눈물을 흘려야 했지만 2차전에서 선발 송승준의 역투와 홈런 2방을 앞세워 4대1로 완승, 균형을 맞췄다.

그렇다면 앞으로 열릴 3차전, 4차전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올해 정규시즌과 앞서 치른 플레이오프 2경기의 결과를 놓고보면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승리공식대로만 간다면 충분히 좋은 승부가 가능하다.

양승호 감독 부임 후 롯데 야구의 화두는 선발이었다. 양 감독은 시즌 초부터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하기 때문에 선발이 최대한 길게 버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즌 초반 사도스키의 부상공백과 고원준의 마무리 전환 등으로 선발진이 약해지자 팀 성적이 바닥을 쳤다. 후반기 반전을 이룬 계기도 선발진의 활약 때문. 토종 듀오인 장원준, 송승준이 좋은 투구를 이어갔고 선발로 다시 돌아온 고원준과 용병 사도스키, 부첵의 5선발 체제가 탄탄히 갖춰지며 꾸준히 승수를 챙길 수 있었다.

패배한 1차전, 승리를 거둔 2차전을 돌이켜 보면 이 승리 시나리오가 그대로 적용된다. 1차전은 선발 장원준이 4실점하며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3-3으로 맞서던 6회초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2루타를 허용하자 급하게 임경완이 투입됐고 임경완이 아쉽게 박진만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임경완은 경기 후 "생갭다 이른 시점에 갑작스럽게 등판해 조금은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했다.

2차전은 달랐다. 선발 송승준이 6이닝을 단 1실점으로 확실하게 막아줬다. 이어나온 강영식이 적시타를 맞으며 1실점 했지만 임경완, 이명우가 든든한 허리역할을 하고 마무리 김사율이 세이브를 올리며 값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결국 3차전 역시 선발 사도스키가 6이닝 이상을 소화해주느냐에 따라 경기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4차전이다. 현재 롯데는 확실한 4선발 카드가 없는 상황. 고원준이나 부첵 중 한 명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버텨줘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3차전에서 롯데가 패해 4차전에 장원준 카드를 쓴다면 3일을 쉬고 나오는 장원준의 컨디션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