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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전설, 선동열-이순철 뭉쳤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10-18 14:01


올해 펼쳐진 올스타전에서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선동열 KIA 신임 감독. 스포츠조선DB

선동열은 '무등산 폭격기'였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 그가 뜨면 이겼다. 타자들은 낮게 깔리는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에 손을 대지도 못했다.

이순철은 '타이거즈의 보스'였다. 선수 때 그의 카리스마에 후배들은 압도당했다. 타이거즈의 전통은 이 둘을 통해 이어졌고, 전해졌다.

타이거즈의 '적통'이 뭉쳤다. 이제부터 KIA 타이거즈를 신임 선동열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가 함께 이끈다. 타어거즈 전통의 부활이다.

둘은 나란히 85년에 해태에 입단했다. 그런데 출전시기가 달랐다. 선 감독이 구단과의 협상문제로 실업팀인 한국화장품에 입단했다가 개막을 5일 앞둔 3월25일에 도장을 찍은 탓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야구협회가 프로-아마 협정서를 들고 소송을 제기, 선 감독은 7월2일이 되어서야 출전할 수 있었다.

그가 없는 동안, 이 코치는 공격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결국 데뷔 첫 해 타율 3할4리(8위), 12홈런(10위), 31도루(공동 3위)의 빼어난 활약으로 신인왕에 올랐다. 반면 강력한 신인왕 후보였던 선 감독은 후기리그에 합류, 7승4패8세이브, 방어율 1.70을 기록했다. 그 해 뒤늦은 선 감독의 가세로 3위에 머물렀지만, '선-이' 라인은 이후 해태왕국의 탄탄한 기초가 됐다.

이듬해부터 선 감독은 에이스로, 이 코치는 톱타자로 공-수를 이끌었다. 이들 양대 축을 발판삼아 해태는 86년부터 89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신화를 만들었다. 이후 선 감독이 주니치로 이적한 96년전까지, 해태는 두번(91년, 93년)의 우승컵을 더 안았다. 즉, 타이거즈 적통인 '선-이'라인이 합작한 우승횟수는 6번이었다. 최전성기의, 핵심 중의 핵심이 이 둘이었다.

하지만 96년 이후 둘은 한솥밥을 먹지 못했다. 선 감독은 주니치에서 은퇴, 2004년 삼성코치로 옮겼다. 이 코치는 98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뒤, 이듬해 삼성코치를 맡았다. 그리고는 2001년 LG로 이적, 2003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선 감독은 2005년부터 작년까지 삼성 감독을 역임했다.

결국 95년 이후 16년만의 재회다. 비록 그동안 한솥밥을 먹지는 못했지만, 선 감독과 이 코치는 이미 함께 뭉쳐서 해보자는 약속을 주고 받았다. 타이거즈 전설의 주인공들이 이제 돌아왔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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