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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IA, 포스트시즌에 드리운 암운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9-16 14:49


KIA는 올해 유난히 롯데에 약했다. 그런데 현재 3위 SK가 4연승의 상승세를 탄 상황이라 2위 롯데를 역전할 가능성이 생겼다. 만약, 이렇게 되면 KIA는 롯데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치를 수도 있다. KIA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지난 1일 부산 롯데전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KIA선수단.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가을전쟁'을 준비중인 KIA가 잇다른 악재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 자칫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최악의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KIA는 당초 9월 대반전을 통해 플레이오프 직행이 걸린 2위 자리를 탈환하려 했다. 잔여 경기수가 적었지만, 편성 일정에 다소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강점인 선발진을 잘 활용한다면 2위 탈환의 목표도 그리 멀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이런 희망적인 바람은 끝내 멀어지고 말았다. 9월초 6일간의 긴 휴식이 오히려 선수들의 경기감각을 떨어트리는 부정적 효과만 남겼다. 게다가 믿었던 윤석민과 로페즈 트레비스 등 1~3선발진도 연달아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KIA는 15일 현재, 4위(66승59패)로 추락했다. 3위 SK와 1.5경기 차이고 2위 롯데에는 2.5경기로 멀어졌다. 잔여경기가 8경기 뿐인 KIA가 이런 승차를 뒤집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때문에 아예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을 편안히 준비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계속 악재가 겹치고 있다. 우선 지난 15일 팀의 주장인 포수 김상훈이 왼쪽 어깨 관절경수술을 받았다. 지난 5월5일 목동 넥센전 때 홈 수비도중 넥센 주자 김일경과 충돌하면서 다친 어깨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에는 6~7개월 가량 걸릴 전망이라 올해 가을 잔치에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포수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KIA로서는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김상훈이 비록 지난 5월 부상 후 4개월째 팀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한결 여유있는 선수 운용이 가능했다. 그간 거의 혼자 안방살림을 도맡았던 차일목도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또 색다른 볼배합을 통해 상대 타선도 흔들어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상훈의 포스트시즌 합류 가능성이 0%가 되면서 KIA는 포수 운용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판이다. 현재 KIA에는 차일목 이외에 이성우와 김태훈이 백업 포수로 등록돼 있다. 포스트시즌이 되면 이들 중 한 명 정도를 제외하고 투수엔트리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이성우는 올해 1군에서 9경기에 출전해 2할8푼6리(7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지난해 1차 6라운드로 지명한 2년차 포수 김태훈은 가능성은 있지만, 1군 경기 경험은 없다. KIA 조범현 감독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부분이다.

더불어 최근 SK의 상승세도 또 다른 부담요소다. 최근 4연승을 거두면서 SK는 2위 롯데와의 승차를 어느새 1경기로 크게 줄였다. 15일 현재 롯데가 12경기를 남겨놨고, SK는 17경기를 남긴 상황이라 얼마든지 순위 역전이 가능하다. 게다가 SK는 다음주 쯤이면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온다. 여기에 최 정과 정근우까지 가세해 전력이 크게 좋아진다면 2위 탈환의 가능성은 더 커진다.

KIA의 고민은 이렇게 SK가 2위를 차지하고, 롯데가 3위로 내려앉을 경우에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롯데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를 치러야 하는데, 올해 KIA는 롯데에 절대적으로 약했다. 올해 19번 만나 6승(13패)밖에 챙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러한 시즌 전적은 참고사항일 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심리 내면에는 롯데에 대한 부담감과 위축감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경기에 표출되면 KIA로서는 무척이나 힘든 가을잔치를 치를 수 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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