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내 대장부 인정식 같은 '의식'이 있다.
공동묘지를 다녀온다든가 하는 배짱 테스트를 거치면 비로소 사나이로 인정받는다. 타자에게 3할 타율은 그런 상징적 의미가 있다. '훌륭한 타자'의 인정 기준이다. 그래서 타자들은 최우선적으로 3할을 목표로 삼는다. 단 한번도 안해봤다면 열망은 더 크다.
우선 MVP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홈런 1위 최형우(삼성)가 대표적이다. 15일 현재 3할2푼9리의 타율로 4위다. 생애 첫 3할 타율이 확실시된다. 힘과 정교함을 두루 갖춘 타자로 거듭났다는 방증이다. 삼성 오승환, KIA 윤석민, 롯데 이대호 등과 함께 MVP를 다툴 후보다.
신인왕이 걸린 3할도 있다. 삼성 중고 신인 배영섭이다. 2할9푼4리로 3할 고지를 올려다보고 있다. 데뷔 첫 3할 타율은 신인왕 투표에 중요한 기준. 막판 몰아치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10승 고지를 눈 앞에 둔 LG 신인 임찬규를 떨쳐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다.
골든글러브 선정과 데뷔 첫 3할 타자들 간의 상관 관계도 복잡하다.
KIA 안치홍과 김선빈의 키스톤 플레이어는 나란히 생애 첫 3할 타율을 통한 골든글러브에 도전하고 있다. 2루 터줏대감 SK 정근우의 부상 여파로 인해 안치홍(0.310)은 3할 타율을 달성할 경우 유력 후보로 떠오를 전망이다.
유격수 부문은 복잡하다. 온통 생애 첫 3할 후보들 간 경쟁 무대다. 부상 이후 규정타석을 2타석 남긴 김선빈은 딱 3할을 기록중이다. 후반기 타격 1위 한화 이대수(0.303)도 데뷔 11년만에 대망의 3할 타자 등극을 위해 막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삼성 김상수(0.290) 역시 생애 첫 3할 고지 점령을 통해 골든 글러브에 도전한다.
두산 포수 양의지(0.308)는 지난해에 비해 홈런수가 20개에서 4개로 뚝 떨어졌지만 타율과 도루저지율이 부쩍 높아졌다. 보다 안정감있는 모습으로 생애 첫 3할 타율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밖에 롯데 외야수 전준우(0.296)와 3루수 황재균(0.284)도 데뷔 후 첫 3할 도전을 통해 골든글러브를 도전장을 내밀 후보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