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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예언 "올시즌 타격왕은 손아섭"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8-24 18:44



"지금 페이스라면 아섭이도 충분히 타격왕에 오를 수 있습니다."

KIA 이용규와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 이대호가 팀 후배 손아섭을 또 다른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했다.

이대호는 24일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이용규와의 타율 경쟁이 매우 흥미롭다"는 말을 건네자 "솔직히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팀이 승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관왕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개인 타이틀보다는 오로지 팀의 우승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타격왕 얘기를 이어가던 이대호. 갑자기 타격 연습에 한창이던 후배 손아섭을 가리키며 "아섭이가 올시즌 타격왕에 오를 것 같다"고 예언했다. 손아섭은 23일 부산 KIA전에서 홈런 1개 포함, 4안타를 몰아치며 타율을 3할3푼까지 끌어올렸다. 22일 기준으로 5위. 3할4푼2리로 2위에 올라있는 이대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하지만 본인이 타이틀 분야 분석의 전문가라며 껄껄 웃은 이대호는 진지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이대호는 "최근 모습을 보면 아섭이의 페이스가 나와 용규보다 낫다. 몰아치는 능력도 있다"고 평가하며 "1번타자인 용규는 타수가 많아 타율이 떨어질 확률이 높아 특히 불리할 것 같다. 우리팀 준우도 최다안타 2위지만 아직 3할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본인의 타격왕 등극에 대해서는 "내가 남은 경기에서 미친듯이 치면 몰라도"라고 여운을 남겨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아섭이가 타격왕에 올라도 내 4번자리는 위협받을 일이 없기 때문에 괜찮다"며 "단 한 명, 조심해야 할 사람이 있다. 성흔이 형이다. 성흔이 형이 잘치면 내 4번 자리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로 덕아웃을 다시 한 번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대호의 걸쭉한 입담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그는 올시즌 개인타이틀에 정말 욕심이 없다고 강조하며 "홈런은 최형우(삼성), 타격은 손아섭, 득점은 전준우(롯데), 그리고 최다안타는 나, 이렇게 골고루 나눠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성흔이 형은 전 부문에서 2등을 했으면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야구실력 만큼이나 입담도 수준급인 이대호였다.

한편, 이대호의 예언을 전해들은 손아섭은 "이대호 선배님과 나는 비교 자체가 안되는 레벨이다. 프로선수와 초등학생 수준 차이로 보시면 된다"고 하면서 "그렇게 평가해주셨다니 정말 감사하다. 남은 시즌 동안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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