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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따라 코치도 사표, 대체 무슨 관계길래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8-19 12:44 | 최종수정 2011-08-19 12:44


중도 퇴진한 SK 김성근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김성근 감독이 퇴진하자, SK 코치진 6명이 사표를 냈다. 감독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것이다. 감독과 코치, 과연 어떤 관계이길래 이러는 것일까.

보통 야구판에서는 'OOO 감독 사단'이란 말을 자주 쓴다. 감독이 움직일 때마다 이른바 그 '사단'이 이동한다. 즉, 공동운명체다. 이 관계에서 감독은 거의 가장같은 존재다.

이런 관계는 선수시절, 혹은 지도자 생활 중의 인연으로 맺어진다. 보통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같이 한번 해보자"는 약속이 시작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삼성시절 선동열 전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로 있었던 것도 이런 인연이었다. 예전부터 선 전 감독이 한 감독에게 "형님 같이 한번 하시죠"라는 말을 해왔었다. 이른바 '의기투합'이다.

이렇게 맺어지는 이유가 있다. 감독은 저마다의 야구색깔이 있다. 펼치고 싶은 야구도 다르다. 옆에서 그 야구를 이해하는 코치가 당연히 필요하다. 특히 감독과 수석코치의 관계가 그렇다. 다들 그렇게 모인다.

SK사태의 경우처럼, 이들의 끈은 단단하다. '의리'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예전에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인식 규칙위원장이 두산 감독에서 물러날 때였다. 당시 두산에서는 부사장 자리를 제의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거절했다. 나중에 김 위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 때 부사장 자리에 오를 수 없었다. 나 혼자만 살아남으면 뭐하나. 밑에 코치들이 실직자가 되는데…"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다 같이 실직자가 된 상황에서 같이 소주 잔을 기울였었는데 코치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이후 김 위원장이 한화 감독으로 갔고, 그 사단이 다시 뭉쳤다.

끈끈함에 있어 '김성근 사단'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일본에서 들어와 혼자였던 김 감독은 그 이유에서였는지 자기 사람들을 끔찍히 챙겼다. 예전 쌍방울 감독시절(96~99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온 관계다.

쌍방울 당시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그룹 재정난으로 야구단 운영이 힘들어졌다. 코치들 월급지급도 어려울 때였다. 당시 투수코치였던 계형철 코치가 98년말 한화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계 코치는 김 감독과 상의를 했다. 김 감독은 한화로 보내줬다. 야구단 사정상, 더 나은 선택을 해 준 것이다. 이후 김 감독이 2007년 SK 감독으로 부임했고, 인연은 다시 시작됐다.

감독과 코치,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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