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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게시판이 '김성근 홍역' 치르는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8-19 11:06 | 최종수정 2011-08-19 11:06


프로야구 SK와 삼성의 경기가 1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졌다. 경기내내 어수선한 분위기로 결국 0대2의 패배를 당하자 SK 팬들이 단체로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김성근 감독 경질 사태' 후유증이 엉뚱한 사이버 공간으로 번지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가 홍역을 치르고, SK 구단의 소셜 미디어가 성토장으로 변질됐다.

KBO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요즘 김성근 전 SK 감독 관련 의견으로 도배되고 있다.

김성근 전 감독이 사퇴발언(17일)을 하기 전 KBO 게시판은 한산한 편이었다. 하루 20여건 안팎의 야구 팬들 의견이 올라오는 정도였다.

그러나 김 전 감독 사건이 불거진 이후 관련 의견이 잇따랐다. SK가 '김성근 경질'을 발표한 18일 이후 80여건의 글이 게재됐는데 이 가운데 90% 가량이 김 전 감독에 관한 것이다.

사실 KBO는 이번 사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김 전 감독과 SK 구단이 문제다. 그런데도 KBO 게시판이 홍역을 치르는 것은 SK 홈페이지에 게시판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SK는 지난달 말 구단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팬 게시판인 '용트림마당'을 없앴다. 대신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기능을 강화했다.


팬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서 당대의 커뮤니케이션 주류로 떠오른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로 인해 종전처럼 구단 홈페이지에 몰려와서 의견을 개진하고 해소할 공간이 없어졌다. '꿩 대신 닭'격으로 KBO 게시판이 타깃으로 떠오른 것이다.

대다수 팬들은 SK가 자유게시판을 폐쇄하는 대신 강화한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소셜 미디어로 몰려들고 있다.

이미 이들 공간은 욕설과 비난이 난무한 성토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구단측이 선발 투수와 중계방송 안내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메시지를 올렸지만 수백건의 답글에는 김 전 감독 경질 관련 항의글로 도배되기 일쑤다.

현재 SK의 소셜 미디어는 본래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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