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2호 최형우, 드디어 이대호를 따라잡았다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8-17 21:53 | 최종수정 2011-08-17 21:53


홈런수 22개로 공동 1위. 삼성 최형우가 17일 인천 SK전에서 시즌 22호 홈런을 터뜨리면서 롯데 이대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본격적인 홈런레이스가 펼쳐지게 됐다. 이대호(왼쪽)와 최형우가 훈련때 한 자리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드디어 삼성 최형우가 롯데 이대호를 따라잡았다.

최형우가 17일 인천 SK전 2회에 비거리 125m짜리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생애 첫 만루홈런이다.

최형우는 이로써 홈런수를 22개로 늘렸다. 이대호와 함께 공동 선두가 됐다. 이날 이대호는 광주 KIA전에서 2안타 2타점을 기록했지만, 홈런은 없었다. 지난달 31일 부산 두산전 이후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최형우는 경기후 "다른 홈런과 기분이 다른 것 같다. 홈런으로 나가있던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였고, 또 승부에 결정적인 홈런이 돼 기분이 참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박석민이 3점홈런을 쳐서 나는 편안하게 타격했는데 그게 홈런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대호와 최형우가 시즌 막판에 본격적인 홈런레이스를 펼치게 됐다. 뭐니뭐니해도 타격의 꽃은 홈런이다. 삼성은 3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롯데는 34경기다. 잔여경기수도 비슷한 상황에서 이제부터 진검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무엇보다 최형우의 독특한 경력이 눈길을 끈다. 사상 첫 '방출 경력 홈런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의 2차 6라운드 지명선수로 출발했다. 하지만 입단후 4년간 1군에서 고작 6경기만 뛴 뒤 2005년 10월 방출됐다. 상무 입단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나마 경찰청 야구단이 생기면서 그 곳에서 새롭게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경찰청 야구단에서 홈런타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덕분에 2008시즌을 앞두고 삼성에 다시 입단할 수 있었다. 한번 방출됐던 선수가 돌아온 것이다. 그후 2008년부터 19홈런-23홈런-24홈런으로 차츰 성장했다. 올해 드디어 타이틀을 노릴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르게 됐다.

이대호에 비하면 최형우는 경력과 이름값에서 모두 뒤처진다. 하지만 한번 방출됐던 선수의 홈런왕 도전이라는 점에서 극적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승부다.


인천=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