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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대반격을 준비하는 SK의 물밑작업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8-15 13:20 | 최종수정 2011-08-15 13:20


SK 김성근 감독. 스포츠조선DB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머물고 있는 SK 좌완 고효준은 14일 2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SK 김성근 감독이 지켜보고 있는 앞에서였다.

그는 최근 2군 경기에 등판하면 필수코스가 있다. 100개 이상 던지지 않으면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없다.

고효준은 "견딜만 하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감독님이 강행군을 시키시는 것 같다"고 담담히 웃는다. 김 감독은 "만들지 않으면 실전에서 쓸 수 없다. 쓸 수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생각해 보자. SK는 승부의 분수령이던 2차전에서 이승호(37번)를 깜짝 선발로 내세웠다. 투수운용에 숨통을 틔게 하면서 상대의 준비를 무력화시킨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고효준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다. 제구력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가다듬으면 중요한 순간, 비장의 무기로 쓸 수 있다.

김 감독은 주전들이 줄부상을 입자 신예들을 파격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그동안 김 감독의 특징 중 하나는 '검증되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였다. 하지만 최근 좌완 박희수를 비롯해 초잠수함 박종훈을 내보내고 있다. 베테랑이긴 하지만 엄정욱과 이영욱이 후반기에 선발 한 자리씩을 꿰찬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14일에는 "2군 투수 문광은의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1군에서 테스트하겠다는 의미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14일 백업 내야수 권용관이 만루홈런을 날렸다.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는 안치용과 박진만을 비롯해 타격폼 수정에 성공하고 맹타를 휘두르는 최동수도 있다. 이들의 분전으로 SK의 최근 1주일 타율은 3할7리다. 박재상 정근우 김강민 박정권 등 주전들의 부진에도 SK의 타력은 점점 더 무서워지고 있다.

한마디로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약화되는 듯 했던 SK의 전력은 다시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생기는 시너지 효과다. 당연히 기존 선수들은 긴장하게 된다. 신예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자연스러운 경쟁구도가 만들어진다. 김 감독이 의도하는 것이다. 다양한 작전과 용병술을 구사하는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많은 옵션을 가지게 된다는 것. SK의 전력이 한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출격준비를 기다리고 있는 에이스 김광현도 있다. 분위기 전환에는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카드다.

넥센전에서 2연승하면서 SK는 1위 삼성과 4.5게임 차다. 간격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위 KIA에는 1.5게임 차밖에 나지 않는다.

시즌 초반 1위를 달리다, 3위로 추락했던 SK. 이제 비룡의 반격이 시작되는 듯 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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