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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위원 "오승환, 내가 처음 봤을 때는"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8-12 21:59 | 최종수정 2011-08-12 21:59



선동열 삼성 운영위원도 오승환의 200세이브 달성을 축하했다. 선 위원이 삼성 사령탑을 맡고 있던 지난 2009년 5월, 오승환이 개인통산 150세이브를 기록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자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선동열 삼성 운영위원도 오승환의 개인통산 200세이브 달성을 축하했다.

자택에서 전화를 받은 선 위원은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니까"라며 당연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선 위원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삼성 감독을 역임했다. 오승환이 2005년에 데뷔했다. 현역 시절 후반부를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선 위원은 오승환의 오늘이 있기까지 발판을 마련해준 지도자임이 분명하다.

새로운 사실도 밝혔다. 오승환은 2004년에 열린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이 2003년에 종합순위 4위를 했기 때문에 이듬해 드래프트에서 5순위였다. 2004년은 선 위원이 삼성에 몸담은 첫해이며 수석코치를 맡고 있었다.

선 위원은 "승환이는 내가 직접 현장에 가서 본 케이스다"라고 말했다. 수석코치 시절에 단국대 4학년인 오승환이 아마추어 경기에서 던지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선 위원이 드래프트 대상 아마추어 투수를 직접 체크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다.

선 위원은 "당시 오승환이 키킹 동작이 독특하고 팔도 타자들이 공을 보기 어렵게 나오는 스타일이었다. 무엇보다 공을 많이 끌고 나와 때리기 때문에 직구가 무겁고 회전력이 좋은 공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선 위원은 이어 "처음부터 승환이를 마무리투수로 생각하고 뽑은 건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가능성을 갖췄지만 신인을 처음부터 주전 마무리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신 선 위원은 감독을 맡은 직후인 2004년 11월의 대만 친선게임때 오승환을 조금씩 테스트했다. 2005시즌이 시작될 때 삼성의 마무리는 권오준이었다. 당시 권오준도 훌륭한 마무리투수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고, 올스타전 전후로 오승환이 뒷문을 책임지면서 지금의 모습까지 이어진 것이다. 시즌 개막후 3개월여 동안 오승환은 셋업맨으로 뛰며 선 위원의 테스트를 통과했던 셈이다.

오승환은 지난 2년간 부상 때문에 두드러진 활약을 못했다. 이 과정에서 선 위원은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해 오승환이 무리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2009년에는 9월말에 부상으로 재활중인 오승환을 일부러 1군에 올리기도 했다. 당시 오승환이 연간 자유계약선수(FA) 등록일수 기준에 하루가 모자란 상황이었다. 오승환은 하루 뒤 곧바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른바 '고스트 엔트리'였던 셈인데, 오승환의 사기를 위한 배려였다. 오승환은 그후 "너무 감사드린다"고 거듭 말하기도 했다.


선동열 위원은 오승환이 마운드 위에서 사기가 꺾인다 싶으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엉덩이를 두들겨주기도 했다. 선 위원은 "(오승환의 200세이브에) 나도 기분이 좋다"면서 웃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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