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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넥센이 31일 밤 9시경 발표한 2대2 트레이드를 놓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LG의 절박함, 그러나
최근 LG가 원정 유니폼 디자인을 변경했다. 기존의 검은색 상의가 너무 더워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다른 팀들 사이에선 이런 얘기가 나왔다. "4강 경쟁이 걸린 절박한 시점에서 분위기 쇄신이 목표가 아니었겠는가."
LG는 최근 8년간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는 분명 기회다. 롯데의 추격을 받는 시점에서 논란이 될 걸 알면서도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우려를 제기하는 야구인들도 있다. "이러다 올해 4강에 실패하면 LG에 대체 어떤 후폭풍이 몰아칠까?"
트레이드는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는 좁은 시장, 구단간 이해관계, 결과에 대한 책임 등으로 인해 트레이드가 활발하지 못하다. "우리도 트레이드 풍토가 바뀔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늘 있었다.
하지만 그 주체가 넥센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몇년간 넥센이 떠나보낸 선수 명단을 살펴보자. 장원삼 이택근 이현승 마일영 황재균 고원준 송신영 김성현 등이다. 만약 이들을 모두 한팀에 몰아넣는다면 '전력의 절반'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LG와 넥센은 "이번 트레이드에서 현금 거래는 없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걸 그대로 믿는 야구인은 없다. 누가 봐도 LG의 필요성에 의한 트레이드다. 더 절실한 쪽에서 지갑을 열게 마련이다.
의외로 각 구단 단장들의 목소리는 갈리고 있다. 두 팀을 제외한 몇몇 구단 단장들은 "LG가 적절한 시기에 수혈을 잘 받았다.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 것이 아닌가. 트레이드 자체는 이해된다. 속사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추측에 근거한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 앞으로 기준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반대하는 구단의 단장들은 "LG는 거의 우승 전력이 됐다. 선수의 성적이 불균형 트레이드라는 걸 보여준다. 넥센이 무너지면 팀간 전력 불균형이 심화된다"고 말했다.
넥센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지난해 황재균이 롯데로 간 뒤 넥센에 대한 KBO의 '반출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연말까지 트레이드 불가라는 내용이다. 올해는 이렇다할 얘기가 없었다.
KBO는 31일 밤 구두로 승인한 뒤 1일 오전 문서로 이번 트레이드를 최종 승인했다. KBO가 승인 유보라는 판정을 내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현금 거래의 증거가 없고, 이미 수년간 몇몇 구단이 얽혀있었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체 얼마까지는 괜찮은 지에 대한 현금 거래의 기준을 잡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분명 올시즌 종료후 문제제기가 뒤따를 것이다. 모 야구인은 "원죄가 있는 구단들 빼고, 예를 들면 넥센과 공식적인 거래가 없었던 KIA와 SK는 올가을 넥센에 대한 트레이드 금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KIA와 SK의 경우에도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안한 건지, 못한 건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어쨌든 결과물은 없으니 이들 구단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8월 이후 넥센의 단기 승률을 관찰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전력을 잃고, 상실감마저 느끼는 넥센 선수단이 앞으로 2할대 단기 승률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꼴찌도 4할 가까운 승률은 한다'는 게 프로야구 정규시즌의 큰 매력이다. 어느 한 팀이 동네북이 되면 흥미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133경기가 발생한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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