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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는 이날 6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 구속 159㎞의 직구로 한화 타자들을 압도했다. 67개의 직구 중 150㎞ 이상을 기록한 공은 무려 66개. 오랜만에 자신의 주무기인 강속구를 마음껏 던졌다. 하지만 강속구가 전부가 아니었다. 이날 리즈의 투구는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직구-슬라이더 투피치를 가능케 한 고속 슬라이더
하지만 이날은 좀 달랐다. 슬라이더의 구속이 올라가면서 이 공으로 한화 타자들을 요리해 나갔다.
리즈가 직구 다음으로 많이 던진 공은 슬라이더(46개)였다. 총 105개의 투구 중 무려 103개가 직구와 슬라이더였다. 종전에 슬라이더와 함께 구사하던 체인지업은 단 2개만을 던졌다. 직구-슬라이더 투피치로 확실한 공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리즈가 던진 슬라이더의 최고 구속은 140㎞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 역시 130㎞대 후반. 평소보다 5㎞ 가까이 올라갔다. 슬라이더의 구속이 올라가면서 삼진 비율이 증가했다. 6이닝 동안 탈삼진은 8개. 위력적인 직구로 볼카운트를 잡은 뒤에는 어김없이 슬라이더를 던졌다. 마치 컷패스트볼 처럼 빠르게 휘어들어오는 슬라이더에 한화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를 돌렸다.
과감하게 버린 체인지업
사실 리즈는 이전 경기까지 체인지업을 슬라이더와 유사한 비율로 던졌다. 리즈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직구와 유사한 궤적으로 들어간다. 구속 변화는 나쁘지 않다. 직구와 최고 20㎞가량 차이가 난다. 구속은 130㎞대 후반에서 140㎞대 초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체인지업의 구속이 너무 애매하다. 타자 입장에서는 느린 직구로 느껴질 뿐이다. 또한 공에 브레이킹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다. 체인지업의 제구가 직구보다도 높게 형성됐다. 구속과 높이 모두 타자 입맛에 딱 맞았다.
결국 리즈는 불필요한 체인지업을 버렸다.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최근 투수들에게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브레이킹 볼을 버렸지만, 강속구라는 장점은 극대화된 모습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