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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영입은 따뜻한 담요 같은 위안" 'FA컵 킥오프 3시간 전 감독 경질' 에버턴, 후임은 11년간 팀 이끌었던 '레전드'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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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에버턴에 '모예스 시즌2'가 상영될까.

에버턴의 황금기를 열었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컴백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10일(한국시각) 이적시장의 1티어로 불리는 디어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모예스 감독은 최근 에버턴에서 경질된 션 다이치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했다.

에버턴은 10일 홈에서 열린 피터보로와의 2024~2025시즌 FA컵 3라운드 킥오프를 3시간 앞두고 전격적으로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다이치 감독을 경질했다. 2023년 1월 당시 강등권에 있던 다이치 감독은 놀라운 지도력을 과시하며 팀을 잔류시켰다. 지난 시즌에는 부진을 이어갔지만, 15위로 강등을 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은 부진이 더욱 커졌다. 개막 4연패에 빠지는 등 단 3승에 머물며 16위에 자리해 있다.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 타운과의 승점차는 불과 1점. 에버턴이 최근 리그 2연패 포함, 5경기 무승의 수렁에 빠지며 강등 위험이 커지자, 에버턴 수뇌부는 FA컵 경기 당일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에버턴은 팀의 레전드이자 U-18 감독인 레이턴 베인스와 캡틴 세이머스 콜먼을 공동 임시 감독으로 선임하고, 피터보로전을 치렀다. 다행히 2대0으로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무승행진도 끊었다.

에버턴은 발빠르게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다. 온스테인에 따르면, 에버턴의 구단주인 프리드킨 그룹은 모예스 감독을 후임으로 지목하고, 현재 논의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모예스 감독이 현재 공석인 에버턴 감독 자리에 유력한 후보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알려진대로 모예스 감독은 에버턴의 전설이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당시 재정적으로 열악한 에버턴을 맡아 유스 출신 선수들을 중용하고, 많지 않은 금액을 들여 흙속의 진주를 찾으며, 성공시대를 열었다. 에버턴은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했고, 모예스 감독의 지도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그는 2013년 맨유에서 은퇴를 택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비록 한 시즌도 되지 않아 경질됐지만, 당시 그가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예스 감독은 이후 레알 소시에다드, 선덜랜드, 웨스트햄 등에서 감독 생활을 이어갔다. 웨스트햄에서 다시 날개를 달았다.

2017~2018년 웨스트햄을 이끌었던 모예스 감독은 2019년 겨울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경질되자 다시 부름을 받았다. 모예스 감독은 웨스트햄을 맡는 4시즌 동안 3번이나 유럽클럽대항전에 진출시키며 다시 한번 전성기를 열었다. 2022~2023시즌에는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웨스트햄에 58년만에 유럽축구연맹 주관 대회 우승컵을 안겼다.

2024년 5월 계약이 종료된 모예스 감독은 야인이 됐다. 에버턴이 그의 컴백을 원하고 있다. 에버턴 팬들은 옛 명장의 컴백 가능성에 기뻐하면서도, 팀 재편에는 방해가 될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토피 TV'의 피터 맥파트랜드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모예스는 이미 에버턴에서 성공을 경험한 특별한 존재다. 지난 시즌까지 EPL에서 활동했다는 건 여전히 훌륭한 감독이라는 걸 증명한다"며 "다만 이번 계약은 18개월의 단기 계약이어야 한다. 에버턴은 클럽을 새롭게 구축할 감독을 원하고 있다. 모예스 영입은 에버턴 팬들에게 따뜻한 담요와 같은 위안을 줄 수 있으나 일부 팬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