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야구를 대표했던 강타자 이대호(43)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끝내 우승을 못하고 은퇴했다. '롯데의 심장'으로 불리며 빛나는 성적을 올리고, 각종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으나 아쉬움을 삼키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대호는 프로선수로 22년간 활약하면서, 총 4개팀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에서 시작해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 소프트뱅크 호크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부산으로 돌아왔다. 그는 한미일 프로리그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 중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에게 특별한 팀이다.
오릭스에서 2012~2013년, 2년을 뛰고 2014년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오릭스에서 2년 연속 24홈런-91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일본야구에 적응한 그는 새 팀에서 펄펄 날았다. 이대호가 주축타자로 활약한 2014~2015년, 소프트뱅크는 재팬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2014년 한신 타이거즈, 2015년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2015년 재팬시리즈가 인상적이었다. 8타점을 기록하고 재팬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한국인 선수로는 첫 수상이었다. 이대호는 그해 정규시즌 141경기에서 '31홈런-9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모두 일본에서 커리어 하이였다.
소프트뱅크가 9일, 오는 3월 열리는 레전드 스페셜 매치 출전 선수를 추가로 발표했다. 조지마 겐지(49)와 우치카와 세이치(43), 마쓰다 노부히로(42), 아라카키 나기사(45) 등 소프트뱅크를 빛낸 레전드들이 이름을 올렸다. 총 31명이 공개됐다. 이들 사이에 낯익은 이름이 보인다. 2015년 재팬시리즈 MVP 이대호가 들어갔다.
소프트뱅크를 떠난 뒤에도 이대호는 옛 소속팀 선수들과 인연을 이어갔다.
스페셜 매치는 3월 23일 소프트뱅크의 안방 후쿠오카 미즈호돔에서 열린다. 소프트뱅크가 다이에 호크스를 인수해 출범한 20주년 기념 이벤트다.
이대호 외에 한국인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부산 출신 우완투수 김무영(40)이다. 일본에서 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그는 2009년 소프트뱅크에 신인 6순위 지명으로 입단했다. 2014년까지 6시즌 동안 중간계투로 87경기에 등판했다.
이 밖에 파나마 출신 홈런타자 훌리오 술레타도 출전한다. 그는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2003~2006년, 4시즌을 뛰었다. 2004년 37홈런-100타점, 2005년 43홈런-99타점을 올린 강타자다. 소프트뱅크 팬들에게 반가운 얼굴이다.
스페셜 매치는 아키야마 고지와 구도 기미야스, 두 레전드가 이끄는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두 사람 모두 소프트뱅크의 투타 핵심 선수로 활약했고, 감독으로 소프트뱅크를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아키야마와 구도 감독은 10일 드래프트 형식으로 자신의 팀 선수 구성을 할 예정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