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의 2025년 여름 자유계약 이적은 없던 일이 됐다. 역시나 토트넘다웠다.
토트넘은 7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 계약은 이제 2026년 여름까지 유효하다"며 손흥민과의 계약을 1년 연장하는 조항을 발동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토트넘은 "2015년 8월에 클럽에 합류한 32살의 손흥민은 우리와 함께하는 동안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으며 오늘날 토트넘의 위대한 선수가 됐다. 약 10년 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합류한 뒤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점점 더 강해졌다. 431경기에 출전해 역대 11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169골을 터트렸다. 이는 구단 역사상 4번째로 많은 득점이다"며 손흥민의 성공적인 토트넘 커리어를 설명했다.토트넘은 계속해서 "2023년 8월 클럽 주장으로 임명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인 손흥민은 클럽의 획기적인 경기에서 수많은 상징적인 골을 기록하며 우리 역사에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라고 언급했다.
역시나였다. 지난 여름부터 이야기가 나온대로 토트넘의 결정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조항 발동이었다. 영국 유력 매체인 디 애슬래틱은 지난 5월에 이어 지난 11월에도 다시 한 번 "토트넘은 다음 시즌에도 손흥민과 벤 데이비스, 두 베테랑 선수들을 남길 수 있는 조항을 발동시킬 계획이다"고 보도한 바 있다.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해서 계약을 통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재계약을 제시해 붙잡겠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2026년 여름에는 선수를 놓아주겠다는 속셈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일단 손흥민은 이번 계약 연장으로 11년 동안 토트넘 생활을 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연장 조항이 발동되기 전까지 여러 보도가 있었던 이적설은 모두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흥민 관련 이적설은 대부분 손흥민이 곧 자유계약 선수로 이적시장에 나오기에 등장했던 이야기들이었다.제일 안타까운 건 역시나 바르셀로나 이적이 무산된 점이다. 바르셀로나는 정말로 손흥민과 2025년 여름 자유계약 이적을 두고 교감을 나눴던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7일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바르셀로나가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공격수다. 보강 우선 포지션은 여름에 보강을 하지 못했던 왼쪽 윙포워드다. 측면에서 돌파를 할 수 있으며 득점력을 갖춘 공격수가 우선 순위다"고 보도하면서 손흥민의 이적설을 전했다.
이어 "중개인을 통해 바르셀로나에 이름이 제의된 또 다른 선수는 토트넘의 손흥민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은 6일 바르셀로나와 2025년 6월 30일 계약이 끝나는 손흥민과 이미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이 계약 연장 제안을 주저하고 있으며, 손흥민도 10년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생활을 마무리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손흥민의 영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이 정보는 바르셀로나 소식에 매우 능통한 페르난도 폴로 기자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매우 신뢰할 만한 이야기다. 즉 손흥민도 이적을 고려했던 것이다. 토트넘이 재계약 제안을 보내지 않고, 우승을 향한 야망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자 손흥민도 새로운 구단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이적시장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자 토트넘에서 곧바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토트넘의 공식 발표가 곧 나올 것이라는 걸 제일 먼저 알린 영국 텔레그래프 역시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에 1년 옵션을 발동시켰고, 이로 인해 라이벌 클럽들이 여름에 손흥민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졌다"며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인정했다.
텔레그래프에서도 바르셀로나가 진심으로 손흥민에게 관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이 끝날 무렵 손흥민을 보스만 룰로 바라보는 유럽 팀 중 하나였다. 손흥민은 계약이 만료되기 6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서, 토트넘이 계약을 1년을 더 연장하기로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하지 않았다면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는 손흥민을 상상해볼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자유계약 선수 위주로 영입하고 있고, 손흥민은 바르셀로나의 부족한 공격진을 채워줄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 하지만 이제 이적설은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계약 연장은 2021년 여름에 체결했던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내용 중 일부다. 당시토트넘은 손흥민과 4년 재계약을 했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4+1년 계약이었다. 놀랍게도 1년 연장 조항의 발동 권한은 토트넘이 가지고 있었다.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의의 최근 계약 연장은 2021년에 4년 동안 체결되었으며 이때 토트넘은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옵션을 발동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만 하면 되었고, 그렇게 일을 진행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