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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다르빗슈 대신 다른 팀? 165㎞ 괴물의 행선지 오리무중 "다른 日선수와는 다르다" 호언장담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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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165㎞ 괴물' 사사키 로키(지바롯데 마린스)의 행선지는 어느 팀일까. '어차피 LA 다저스'라는 세간의 시선에 일단 부인하고 나섰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 지바롯데 입단 당시부터 메이저리그행을 거듭 강조해 눈총을 받았다.

롯데 구단이 데뷔 첫해에는 1군 경기에 등판시키지 않았고, 매년 나이에 걸맞게 이닝수를 조절해주는 등 철저한 관리를 통해 기량을 키우면서도 매년 겨울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시사해 논란이 됐다. 보수적인 일본 야구계에선 "최소한의 로열티도 없다", "팀에게 해준 게 있어야 포스팅을 나갈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여론이 컸다.

자국 리그내에서 보여준 기량은 확실하지만, 아직 이닝수는 적다. 대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통해 미국 무대에 확실하게 자기 어필에 성공했다. 160㎞ 이상의 직구를 던진 일본 투수는 오타니 쇼헤이 외엔 사사키 단 1명 뿐이었다. 1m92의 큰 키에 늘씬한 체형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렬한 직구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을 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올겨울 사사키는 미국 무대 포스팅에 나선 상황. 사사키의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31일(이하 한국시간) ESPN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을 통해 "이미 20개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포스팅은 '비공개 입찰'이다. 20개 팀의 리스트가 공개되진 않았다.

다만 사사키의 목적지는 오는 1월 16~24일 사이에 밝혀질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는 '25세 규정'이 있다. 25세 이상 선수는 해외 출신 FA로 간주된다. 비교적 자유롭게 계약금과 연봉을 협상할 수 있다.

반면 25세 이하 선수는 구단별로 정해진 국제 보너스 풀이 있다. 이 보너스 풀이 리셋되는 시기가 바로 1월 16일이다. 지난 시즌에 쓰고 남은 금액이 아닌, 많지 않은대로 새 시즌의 맥시멈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셈.

그래봐야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처럼 FA로 나가는 경우에 비하면 지바롯데 구단에게 돌아오는 금액은 별볼일 없다.

사사키 본인에게 주어지는 돈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사사키는 다른 일본 선수들과 다르다"며 몇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팀에 일본 선수가 있는지 여부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 이는 각각 스즈키 이치로, 오타니, 야마모토, 다르빗슈 유 등 일본 야구 레전드들을 통해 러브콜에 나선 시애틀 매리너스,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에게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미일 현지에서 제기되는 '어차피 사사키는 다저스'의 분위기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둘째, 돈에도 큰 관심이 없다고 선언했다. 애초에 돈이 문제였다면 25세 이후에 진출했다면 될 일이다. 돈보다는 '투수를 육성하는 환경'에 더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야구선수로서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큰 무대에 도전한다는 속내다.

에이전트는 "공평한 환경이 중요하다. 모든 구단과의 회의는 2시간 이내로 진행할 것"이라며 "사사키는 스스로가 완성된 선수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대신 재능만큼은 엄청나다. 부자가 아닌 '역대 최고의 선수'가 사사키의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타니가 미국에 도전했을 때도 실제로 맹활약하기 전까지 몇년은 걸렸다. WBC에서 다르빗슈-오타니와 함께 뛴 경험이 있고, 또 올시즌 이마나가 쇼타(컵스)의 활약도 지켜봤다. 결국 사사키가 오타니 같은, 혹은 그 이상의 선수가 되려면 하루빨리 미국 무대에 도전해야했다."

포스팅 협상 과정은 '사사키 영화제'로 불릴 만큼 각 팀이 제작한 책자와 영상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사사키와 직접 만난 팀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으로 알려져있다. 에이전트는 "가능한 끝까지 비밀로 하는 편이 모두에게 최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각종 면담에는 선수 본인은 참석하지 않은 채 에이번트와 단장, 단장 보좌, 감독, 투수코치, 트레이너 등 구단 관계자와의 다각적인 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면의 일본산 괴물이 메이저리그를 호령하게 될까. 아니면 너무 이른 욕심이었음이 증명될까. 어느 쪽이든 미국 현지를 흥분시키기엔 충분한 재능임은 분명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