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 시즌 선발승이 가장 많은 팀은 삼성 라이온즈였다.
정규 시즌 2위를 기록한 삼성은 144경기에서 팀이 거둔 78승 중 52승이 선발승이었다. 구원승은 26승이었다. 정규 시즌 우승팀인 KIA 타이거즈보다도 많다. KIA는 87승을 거뒀지만 그중 선발승은 50승에 불과했다. 그만큼 구원승이 더 많았다.
삼성이 가장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는 증거 중 하나다. '국내 에이스' 원태인 그리고 외국인 투수들의 힘이 컸다. 원태인은 올 시즌 15승을 거두면서 팀내 최다승과 동시에 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곽빈(두산)과 더불어 다승 공동 1위를 기록하면서 타이틀을 수상했다.
외국인 투수들도 각각 11승씩을 올렸다. 데니 레예스가 11승, 코너 시볼드가 11승을 기록했다. 4~5선발 국내 선발 투수들도 어느정도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백정현과 이승현이 각각 6승씩을 기록했고, 신예 이호성이 2승을 거둔 것도 컸다. 황동재 역시 6경기 중 1승을 거뒀다.
확실한 1~3선발을 보유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무릎을 꿇은 삼성은 준우승의 설움을 이겨내기위해, 첫번째로 마운드 보강을 외쳤다. 선발과 불펜 동시에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원태인이 건재하고, 외국인 투수도 더 확실한 카드로 교체했다. 정규 시즌 막판 부상으로 떠났던 코너 대신, 키움 히어로즈와 재계약이 불발된 아리엘 후라도를 영입했다. 후라도는 이미 검증이 끝난 투수다. 키움에서 뛴 2시즌 동안 2년 연속 30경기에 등판하며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고, 2023시즌 11승8패 평균자책점 2.65, 2024시즌 10승8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키움이 2년 연속 꼴찌를 했을 정도로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후라도의 성적이 얼마나 안정적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후라도가 부진해서 키움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팀으로 보내기 위한 이별이었다. 키움은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2명을 모두 풀어주고, 새로운 투수 1명을 영입했다. 대신 공격력 강화를 위해 타자 2명을 택했다.
삼성도 코너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후라도라면 더 나은 대체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선 상태였다. 여기에 레예스와는 120만달러에 재계약을 끝냈다.
후라도 영입과 더불어 FA 대어 최원태도 영입했다. 4년 최대 7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선발진을 추가로 보강한 것이다. LG 트윈스에서 뛴 지난 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여전히 최원태는 10승을 할 수 있는 자원이다.
최원태를 품으면서 삼성은 견고한 1~4선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5선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백정현이 더이상 보장된 선발 투수가 아니고 이승현, 황동재 등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만큼 삼성의 선발 마운드는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다. 2025시즌 우승을 향한 구단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