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07년생' 박가현(대한항공)이 종합탁구선수권 여자단식 4강에 이름을 올렸다.
박가현은 22일 삼척시민체육관에서 펼쳐진 제78회 애경케미칼 종합탁구선수권 여자단식 8강에서 국가대표 이시온(28·삼성생명)에 3대1(6-11, 11-7, 11-7, 11-9)로 역전승하며 4강에 진출했다.
박가현은 지난해 대전 호수돈여중 졸업 직후 '절친 라이벌' 이승은, 최예서와 함께 고교 진학 대신 실업팀 대한항공 조기입단을 택했다. 입단 2년차인 올해 지난 4월 WTT 피더 오토세크(슬로베니아)에서 깜짝 우승하며 가능성을 입증했고, 5월 전국종별선수권 결승전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 베테랑 김별님을 꺾고 우승에 기여하며 폭풍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세계청소년탁구선수권에서 여자 19세 이하팀 주장이자 에이스로 '난공불락' 중국과의 4강전에서 1점을 잡아내고,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2점을 잡아내는 눈부신 활약으로 대한민국 탁구 사상 첫 금메달 역사를 썼다.
한달 만에 열린 이번 종합선수권을 앞두고 "단식 8강 이상, 내년 시즌 단식 첫 우승"을 목표 삼았던 박가현이 선배들을 줄줄이 꺾고 승승장구중이다. 32강에서 지은채(화성도시공사)를 16강에서 서현지(상서고)를 꺾더니 8강에서 '국가대표 선배' 이시온을 돌려세우며, 꿈의 4강에 입성했다.
박가현은 박경수 한남대 탁구부 감독과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 정혜승 씨의 우월한 DNA를 물려받은 '스포츠인 2세'로 '레전드' 주세혁 감독과 김경아 코치, 당예서 코치의 지도 아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탁월한 탁구 센스와 타고난 손목 컨트롤 능력을 활용, 남자선수 못지 않게 강력한 회전의 치키타(테이블 위에서 손목을 돌려 거는 백핸드 톱스핀)가 알고도 못막는 그녀의 주무기다. "청소년세계선수권 이후 약점이던 포어드라이브 자신감이 올라왔다"던 '탁구소녀'가 국내 최고 전통과 권위의 대회 종합탁구선수권에서 거침없이 날아올랐다.
이날 박가현의 4강행 벤치를 본 주세혁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여자대표팀 5명 안에 들어갈 선수다. 신유빈, 김나영과 함께 한국 여자탁구를 이끌어나갈 선수"라고 단언했다. "근회전과 탁구 센스가 굉장히 좋다. 습득력이 빨라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세계청소년선수권에 다녀온 다음 또 늘었다. 새로운 것을 알려준 후 하루, 이틀 지나면 어느새 바뀌어 있다. 지도자에게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기술적으로는 백핸드가 정말 좋다. 손목을 잘 쓰고 회전양이 많다. 반면 포어핸드 쪽은 부족했는데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각도나 신체에 변화를 주면서 포어핸드도 최근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평했다.
물 만난 박가현의 기세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탁구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4강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 대선배' 양하은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일전을 펼친다. 또 '우승후보' 주천희를 3대0으로 꺾고 4강에 오른 '파리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이은혜(대한항공)와 '한국마사회 왼손 에이스' 최효주는 중국 귀화선수끼리 여자단식 결승행을 다툰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9월 주세혁 감독이 부임한 후 첫 종합선수권 여자단식 4강에 2명의 선수를 올리며 '명가 재건'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