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부산 KCC를 4연패에 빠뜨리며 선두 추격에 재시동을 걸었다.
가스공사는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025 KCC 프로농구' KCC와의 원정경기서 97대71로 크게 이겼다.
12승8패를 기록한 가스공사는 2위 울산 현대모비스(14승6패)에 2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3연패 사슬을 끊고 5할 승률 고지에 오르고 싶은 KCC, 연패를 피하고 선두 경쟁에 다시 뛰어들고 싶은 가스공사의 동상이몽 '연패 더비'였다.
특히 두 팀은 앞서 1, 2라운드 맞대결에서 흥미로운 '장군멍군'을 불렀다. 1라운드 첫대결서는 당시 무서운 연승 돌풍을 일으키던 가스공사가 80대58, 22점 차 대승을 했다. 이후 2라운드 대결서는 KCC가 100대78, 똑같이 22점 차로 되갚았다.
대승-대패를 주고 받은 뒤 맞은 3번째 맞대결. 강혁 가스공사 감독이 경기 전 인터뷰에서 "최준용이 있고, 없고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다. 오늘은 최준용 있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한다"고 할 정도로 경계 대상 최준용이 부상 결장했으니 가스공사에겐 '기회'같았다. 강 감독의 기대는 초반부터 적중했다.
가스공사는 골밑 강자 앤드류 니콜슨을 앞세워 초반 기선을 잡는 데 성공했다. KCC는 초반부터 높이 열세를 피할 수 없었다. 송교창(무릎 부상) 최준용(발바닥 통증)이 결장 중인 가운데 최근 지옥같은 경기 일정 속에 허웅마저 오른 팔꿈치 통증이 생겨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리온 윌리엄스와의 체력 안배를 위해 디온테 버튼을 선발로 내세웠으니 골밑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게 불가피했다.
가스공사에서도 이대헌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이지만 내외곽에서 리그 최고의 용병 평가를 받는 니콜슨을 막기에는 KCC의 한계가 분명했다. 그도 그럴것이 니콜슨은 경기 초반부터 사실상 '원맨쇼'를 하며 맹폭을 퍼부었다. 4분15초 동안 혼자 10득점을 책임지며 초반 리드를 인도했다.
그 덕에 21-10으로 1쿼터를 마친 가스공사는 2쿼터 초반부터 점수 차를 더 벌리며 KCC를 괴롭혔다. KCC는 윌리엄스 투입으로 가스공사 '2옵션' 은도예와의 높이 싸움에서 균형을 맞췄지만 외곽포가 계속 답답했던 데다, '미들슛 강자' 이승현의 슛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현의 슛감은 2쿼터 중반이 지날 즈음 살아나긴 했지만 멀리 달아난 가스공사를 추격하기엔 여전히 부족했다. 은도예 덕에 쉬고 나온 니콜슨이 3점슛과 골밑 공략으로 실점 이상으로 득점을 하니 두려울 게 없는 가스공사였다.
반면 KCC는 '설상가상', 전창진 KCC 감독의 의중도 통하지 않았다. 경기 전 "우리 상황에서 니콜슨의 득점은 개의치 않겠다. 상대 앞선 가드들의 득점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현실 대안'을 선택했던 전 감독은 전반까지 김낙현 정성우, 샘조세프 벨란겔 등 상대 가드의 득점을 한 자릿수로 막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희망을 걸었던 식스맨과 외국인 선수의 득점이 윌리엄스 6득점, 이호현 4득점에 그칠 정도로 따라주지 않았다.
전반에 무려 16점 차(28-44) 우세로 마친 가스공사는 3쿼터 들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반까지 숨고르기를 했던 벨란겔과 곽정훈이 3점포를 맹렬하게 쏟아부으며 한때 '30점+' 달아나도록 한 것. 곽정훈과 벨란겔이 후반에만 합작한 3점슛은 8개였다. KCC 슈터 이근휘가 10개 중 8개를 성공시키는 '괴력'을 발휘했지만 너무 벌어진 점수 차 앞에서는 '찻잔 속 태풍' 이었다.
한편 같은 시각 열린 경기서는 LG가 안양 정관장을 69대60으로 꺾고 시즌 팀 최다 5연승, 5할 승률(10승10패)에 도달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