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가수 김동률이 그룹 전람회로 함께 활동했던 고(故) 서동욱을 기렸다.
김동률은 22일 자신의 계정에 서동욱 추모글을 남겼다. 서동욱은 지난 18일 지병으로 사망한 바다.
휘문고와 연세대 동창이었던 고인과 함께 그룹 전람회를 결성하고 활동했던 김동률은 "몇 번을 지우고 지우다가 겨우 쓴다. 너를 보내고 온 다음날 오롯이 혼자서 너를 그리워하고 있다. 왜 장례식은 3일뿐일까"라며 허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너를 아는 사람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던 지난 3일이 너무 고맙고 내게는 너무 힘이 됐는데 말이야. 동욱아 너를 빼고 내 청춘이 존재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그리고 전람회. 우리가 가장 젊고 아름답고 빛나던 때, 우리는 늘 함께했다"라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고인에게 "내가 너무 사랑하고 존경하던 너"라고 말한 김동률은 "그래서 나는 전람회를 마치고 널 보낼 때 하나도 미안하지 않았단다. 그 나의 기대에 부응하듯, 너는 너무 멋지게 전설을 써 내려갔지"라고 전했다.
또 "내가 너무 힘들어서 무너질 때면, 너는 늘 내 곁에 있었다. 네가 힘들 때도 내가 네 곁에 있었길 바란다. 그러지 못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너무너무 미안하다"고도 했다.
이어 "너무 일찍 나를 떠나서 너무너무 화가 나고 원망스럽구나. 너의 빈자리를 내가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라고. 나쁜 자식"이라며 애통한 마음도 드러냈다.
끝으로 "너무너무 보고 싶다 동욱아, 사랑하고 미안하고 고맙다"라는 김동률은 전람회 해체 후인 2001년 다시 서동욱과 만나 발표했던 곡 '떠나보내다' 가사를 덧붙였다.
'떠나보내다'는 '넌 물었지 세상의 끝은 어디 있냐고/ 그곳에 기다리면 언젠가 날 볼 수 있냐고/ 난 알았네 세상의 끝은 지금이란 걸/ 하지만 나는 말해 주었네/ 그곳은 아마 별이 지지 않을 거라'는 가사의 노래다.
고인과 김동률이 결성한 전람회는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았다. '꿈속에서'는 김동률이 멜로디를 만들고, 서동욱이 작사한 곡이다. 이듬해 정식으로 데뷔한 전람회는 '기억의 습작', '여행', '취중진담', '졸업' 등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1997년 공식적으로 해체했다.
전람회 해체 이후, 고인은 맥킨지앤드컴퍼니, 두산그룹, 알바레즈앤마살,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등 금융권에서 기업인으로 활약했고, 김동률은 가수 이적과 듀오 카니발을 결성하는가 하면, 솔로로 가수 생활을 이어온 바다.
앞서 이적도 지난 12일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전람회의 노래 '마중 가던 길'을 배경음악으로 첨부하면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며 모든 것을 나누었던 친구"라며 "절친이자 동료이자 동네 친구이자 아이들의 삼촌인 그를 보내주고 왔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적은 "그의 부재가 너무도 자주 느껴질 것이 두렵지만, 그에게 이제까지의 모든 것에 감사하며 좋은 곳에서 평안하길 마음 깊이 기도한다. 사랑한다 동욱아"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다음은 김동률이 남긴 서동욱 추모글 전문.
몇 번을 지우고 지우다가 겨우 쓴다.
너를 보내고 온 다음날 오롯이 혼자서 너를 그리워하고 있다.
왜 장례식은 삼일뿐일까.
너를 아는 사람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던 지난 삼일이 너무 고맙고 내겐 너무 힘이 됐는데 말이야.
동욱아.
너를 빼고 나의 청춘이 존재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그리고 전람회.
우리가 가장 젊고 아름답고 빛나던 때, 우리는 늘 함께했다.
내가 너무 사랑하고 존경하던 너.
그래서 나는 전람회를 마치고 널 보낼 때 하나도 미안하지 않았단다.
그 나의 기대에 부응하듯, 너는 너무 멋지게 전설을 써 내려갔지.
내가 너무 힘들어서 무너질 때면, 너는 늘 내 곁에 있었다.
네가 힘들 때도 내가 네 옆에 있었길 바란다.
그러지 못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너무너무 미안하다.
너무 일찍 나를 떠나서 너무너무 화가 나고 원망스럽구나.
너의 빈자리를 내가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라고 나쁜 자식.
너무너무 보고 싶다 동욱아.
사랑하고 미안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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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내다
하나둘 별이 지던 그 밤 넌 거기 있었지
한 줄의 바람처럼 금세 사라질 듯했었네
눈으로 건네던 말 대신 넌 웃고 있었고
기나긴 침묵의 틈새로 나는 울고 있었지
넌 물었지 세상의 끝은 어디 있냐고
그곳에 기다리면 언젠가 날 볼 수 있냐고
난 알았네 세상의 끝은 지금이란 걸
하지만 나는 말해 주었네
그곳은 아마도 별이 지지 않을 거라
조금씩 햇살이 스며와 난 눈을 감았고
그대로 모른 척 영원히 잠이 들고 싶었지
조용히 다독이던 손길 바람이었을까
문득 두 눈을 떴을 때 이미 나는 없었지
넌 물었지 시간의 끝은 어디 있냐고
수없이 많은 날이 지나면 날 볼 수 있냐고
난 알았네 내일은 오지 않을 거란 걸
하지만 나는 말해 주었네
그때엔 아마도 별이 지지 않을 거라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