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국의 몰락일까.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가 또 졌다. 맨시티는 21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의 빌라파크에서 가진 애스턴빌라전와의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1대2로 졌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이날 엘링 홀란, 잭 그릴리시, 일카이 귄도간, 베르나르두 실바 등 주력 자원 대부분을 가동한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경기 시작 직후 그바르디올의 백패스 실수로 실점 위기를 맞는 등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다.
선제골은 빌라의 몫이었다. 전반 16분 틸레만스의 패스가 로저스를 거쳐 듀란의 왼발슛으로 마무리 되면서 맨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을 1골차로 앞선 채 마친 맨시티는 후반 6분 듀란의 골이 오프사이드 선언되면서 취소됐으나, 후반 19분 로저스의 추가골 성공으로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맨시티는 후반 추가시간에 필 포든의 만회골이 터지면서 격차를 좁혔다. 그러나 마지막 프리킥 기회를 날리면서 결국 1골차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부상자들이 돌아와야 한다. 센터백 한 명만 남은 상황으로 쉽진 않다"며 "과거엔 내주지 않았던 실점을 하고, 하던 득점을 못 하고 있다. 축구는 한 가지 요소로만 설명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여전히 선수들을 신뢰한다. 몇몇 선수들은 클럽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조만간 다시 길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스턴빌라의 우나이 에미리 감독은 맨시티를 혹평했다. 그는 "평소보다 자신감이 조금 떨어져 있었다"며 "후반은 우리가 경기를 주도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시티는 전반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빠졌다"고 이날 경기를 평했다.
맨시티는 이날 승점 추가 실패로 승점 27에 머물러 애스턴빌라(승점 28)에 뒤진 6위가 됐다. 2경기를 덜 치른 선두 리버풀(승점 36)과의 격차는 8점으로 벌어졌다. 리버풀이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 승점 6을 가져간다면 격차는 14점까지 벌어진다. 아직 리그 일정 반환점을 돈 시기는 아니지만, 맨시티가 쉽게 따라 잡을 수 있는 격차는 아니다.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말 그대로 '왕조'를 구축했던 맨시티다.
20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했다. 2022~2023시즌엔 유럽챔피언스리그 및 FA컵까지 제패하면서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그러나 올 시즌 문제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왕조의 주축이었던 주요 선수들의 노쇠화 속에 세대 교체를 이뤄내지 못했고, 이 와중에 전력 보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노장에 집중된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수 기용 및 전술 운영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맨시티는 지난 10월 26일 사우스햄턴전 승리 이후 7경기 연속 무승(1무6패)을 겪다 지난 5일 노팅엄전에서 이기면서 반등하는 듯 했다. 그러나 8일 크리스탈팰리스전에서 2대2로 비긴 뒤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0대2로 완패했고, 지난 16일 맨유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1대2로 진 데 이어 빌라에도 덜미를 잡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