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최고 전력은 내년까지가 아닐까 생각해서…"
KIA 타이거즈는 올해 구단 역대 12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스프링캠프 도중 새로 부임한 이범호 감독은 데뷔 시즌부터 팀을 정상으로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심재학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는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30)의 부상 방출로 전력에 큰 구멍이 생긴 상황에서 계속해서 새 외국인을 수혈하며 현장을 든든히 지원했다. 현장과 프런트의 시너지 속에서 KIA는 나머지 9개 구단을 압도할 수 있었다.
2025년 시즌 KIA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심재학 KIA 단장은 냉정하게 내년까지 최고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형우(41) 양현종(36) 나성범(35) 등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 때문. 그래서 올겨울 더 부지런히 움직이며 전력 보강에 힘을 쏟았다.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을 총액 180만 달러(약 26억원)에 재계약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현역 선발투수 아담 올러(30)를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데려왔다.
어쩔 수 없는 출혈은 있었다. 내부 FA 장현식(29)이 LG 트윈스와 4년 52억원에 계약하고 팀을 떠났다. KIA는 통산 91홀드를 자랑하는 필승조 장현식을 잔류시키려 했지만, 52억원 전액 보장을 약속한 LG의 베팅에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과감한 트레이드를 선택했다. KIA는 지난 19일 키움 히어로즈에 현금 10억원과 2026년 신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투수 조상우(30)를 받는 트레이드를 발표하며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강속구 불펜 조상우는 올해 트레이드 최고 매물로 급부상한 선수였다. 시즌 중에는 KIA를 포함한 몇몇 구단이 군침만 흘리다 말았지만, 시즌을 마치고 장현식을 놓친 KIA는 이번에는 주저하지 않고 조상우를 품었다. KBO 통산 88세이브, 54홀드를 기록한 조상우는 필승조로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KIA는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2)와도 결별을 택했다. 소크라테스는 올해 140경기에서 타율 0.310(552타수 171안타), 26홈런, 97타점, OPS 0.875를 기록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2022년부터 KBO 3시즌 통산 성적은 409경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재계약을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KIA는 소크라테스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타자를 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패트릭 위즈덤(33)과 계약 합의를 마친 이유다. 중심 타선의 좌-우 밸런스도 고려했다.
심 단장은 "작년에 소크라테스와 계약했을 때 타구 스피드가 첫 시즌보다 오히려 2번째 시즌이 조금 더 좋아졌다고 봤다. 소크라테스의 타구 방향이 잡아당기는 성향이 강했는데, 수비 시프트 제한 규정이 생기면서 왼손 투수에게도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좌투수의 슬라이더에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 슬라이더를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모습들이 올 시즌까지는 괜찮겠다고 봤다. 이제 소크라테스의 세부 스탯이 올해는 타율과 홈런 수 같은 클래식 스탯은 좋았다. 그런데 세부 스탯에서 조금씩 떨어지는 지표가 조금 나왔고, 수비 쪽에서 행동반경이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 기록으로 나오면서 정말 좋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강력한 외국인 타자가 필요했다"고 소크라테스와 결별 배경을 설명했다.
KIA는 외국인 선수들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외부 FA 영입을 하지 않은 대신 트레이드를 선택하면서 알차게 전력을 보강했다.
21일에는 투수 임기영(31)과 3년 총액 15억원에 계약하면서 올겨울 처음으로 내부 FA를 단속했다.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였기에 KIA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다.
이제 남은 내부 FA 서건창(35)과 결론을 내는 일만 남았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