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김상식 감독은 웃었지만, 신태용 감독은 아쉽게 퇴장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2024 AFF(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4강에 올랐다. 베트남은 21일(이하 한국시각) 푸토 비엣찌의 푸토스타디움에서 가진 대회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미얀마에 5대0으로 대승했다. 이날 승리로 베트남은 3승1무, 승점 10으로 B조 1위가 돼 4강에 올랐다.
미쓰비시컵은 아세안축구연맹(AFF)이 주관하는 이 지역 최고 권위의 축구 대회다. 미쓰비시컵은 총 10개 팀이 2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2위까지 4강에 올라 준결승, 결승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2018년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대회가 됐다. 당시는 스즈키컵으로 불렸다.
베트남은 이날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쳤다. 그러나 후반 시작 3분 만에 부이비하오의 선제골이 터졌고, 후반 11분엔 응우옌쑤언손이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29분 응우옌꽝하이의 왼발슛으로 승기를 잡았고, 후반 45분엔 응우옌쑤언손, 경기 종료 직전엔 응우옌띠엔린이 각각 득점을 만들면서 5골차 승리를 얻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2018년 우승 이후 두 대회에서 모두 4강에 올랐으나 또 한 번의 우승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특히 박항서 감독이 마지막으로 베트남을 지휘했던 2022년 대회에선 결승에 올라 라이벌 태국과 만났으나 1무1패에 그쳐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 선임 후 실패를 맛봤던 베트남은 김상식 감독 체제로 전환, 이번 대회에 최정예 전력을 꾸려 우승을 조준하고 있다. 이에 대한 김상식 감독의 압박감도 상당했던 게 사실. 일단 조별리그 4경기에서 무패를 기록하며 조 1위로 4강에 오르면서 1차 목표는 달성했다.
베트남의 4강 상대는 A조 2위 싱가포르. 일본 출신 오구라 쓰토무 감독이 이끄는 싱가포르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동티모르가 속한 A조에서 2승1무1패를 기록했다. 약체 캄보디아, 동티모르를 잡았으나 베트남과 대등한 수준의 태국,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는 무승에 그쳤다. 베트남의 우위가 좀 더 점쳐지는 이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4강행에 실패했다. 인도네시아는 21일 수라카르타(솔로)의 마나한스타디움에서 가진 필리핀과의 B조 최종전에서 0대1로 졌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1승1무2패로 승점 4에 그쳐 필리핀(승점 6)에 밀린 조 3위로 4강행에 실패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에 22세 이하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렸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귀화 선수 소집이 여의치 않은 여건 속에서 젊은 선수들을 기용해 월드컵 최종예선 대비 활용 자원 찾기 및 경험 축적에 초점을 맞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