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새해 품었던 소망을 뒤로한 채 2024년이 저물고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가올 새해는 비상계엄·탄핵 사태로 인한 정치·사회 혼란, 경제 침체 등으로 어렵고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희망을 일궈내기 위한 각계 노력은 이어질 것입니다. 연합뉴스는 새해를 맞아 광주·전남 주요 현안의 추진 상황과 전망을 담은 5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전국 광역도시 중 유일하게 복합쇼핑몰 하나 없던 '노잼 도시' 광주가 이제는 복합쇼핑몰 각축장이 됐다.
쇼핑의 즐거움을 넘어 문화·예술·레저 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꿀잼 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크지만, 복합쇼핑몰이 지역경제 성장의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다.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 '더현대 광주' 내년 첫 삽…인허가 절차 중
현대백화점그룹의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는 오는 2027년 개점을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축구장 4.5개 크기인 3만3천㎡(약 1만평)의 부지에 지상 8층, 지하 6층 규모(연면적 8.2만평)의 건물로 계획 중이다.
민간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휴먼스홀딩스가 매입해 둔 전남·일신방직 공장 부지(29만6천㎡) 중 일부를 활용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도심권에 자리 잡는 묘수를 냈다.
이에 따라 인허가 절차 중 교통영향평가가 가장 큰 난관으로 꼽혔지만, 지난 10월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사업은 순풍을 타게 됐다.
내년께 건축허가 절차까지 마무리되면 곧바로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현대 광주는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헤르초크 & 드 뫼롱'(Herzog & de Meuron)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했다.
여기에 3개 층을 명품과 럭셔리 브랜드가 자리 잡을 명품 전문관이 들어서고 젊은 층의 트렌드를 반영한 'MZ 그라운드', 현대식품관과 로컬 음식 브랜드가 모인 '테이스티(Tasty) 광주', 첨단 기술을 접목한 헬스·뷰티 전문관인 '디지털 웰니스' 등이 배치된다.
휴먼스홀딩스는 '더현대 광주'를 핵심 시설로 두고 주거 공간과 공원, 문화시설 등 복합쇼핑단지를 함께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행정 절차를 추진하면서 현재 공장 부지에 세워진 기존의 건물을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22일 "현대백화점의 유통 역량과 노하우와 지금껏 상상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콘텐츠가 결합한 미래형 판매 시설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스타필드·신세계백화점' 수조원대 초거대 프로젝트
신세계프라퍼티는 정통 복합쇼핑몰인 '어등산 스타필드 광주'를 비롯해 콘도, 휴양, 오락시설 등을 어등산 관광단지 일원에 만들기로 하고 사전 절차를 추진 중이다.
축구장 58개 크기인 41만7천㎡ 부지에 총사업비만 1조2천493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체류형 쇼핑 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10년에 걸쳐 3단계로 추진되는데 우선 기반 시설과 야생화 정원, 어린이 특화도서관 등을 조성하는 1단계 사업과 스타필드, 콘도, 드라이빙 스쿨 등을 조성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해 오는 2030년 동시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2033년까지 레지던스 시설과 부대 시설을 조성(3단계)해 쇼핑과 휴양, 레저, 문화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사업 추진을 위한 첫발은 뗀 상태다.
광주시와 860억원 규모의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를 납부했고 개발 협약이행보증금 635억원 중 116억원을 납부하며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또 4조4천억원을 들여 기존의 광주 신세계백화점을 대폭 확장하고 종합버스터미널과 주변을 개발하는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현재 백화점과 종합버스터미널 사이에 있는 문화·상업시설 자리에 7층짜리 신관을 세우고 그 주변으로 업무시설과 특급호텔, 교육·의료시설, 주상복합 아파트 등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종합버스터미널은 지하로 배치하는 대신 지상부를 녹지 공간으로 활용한다.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오는 2037년이면 새로운 모습의 신세계백화점과 종합버스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스타필드와 광주신세계의 동시 개발로 서로 시너지를 내며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광주와 호남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고용·경제 '장밋빛 전망'…자영업 비율 높고·인구감소세 등도 따져야
광주시와 사업자 측은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낙관한다.
현대와 신세계 모두 현지 법인 설립을 약속하고 있어 지방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장기간 대규모 건설 사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더현대 광주의 경우 개점 시 직·간접 고용 효과를 5천여명으로 예상하고,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제품은 지역 업체에 우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어등산 스타필드는 직접고용(예상) 4천명을 포함해 3만6천여명(3단계 완료 시)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운영 기간을 25년으로 가정했을 때 생산 유발 효과 15조5천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7조2천억원 등의 경제적 효과를 전망했다.
복합쇼핑몰이 먼저 들어선 타지역에서 복합쇼핑몰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대전세종연구원이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이용객 10명 중 6명이 주변 문화시설과 상점을 연계 이용하고 외지인 유입 증가로 지역 내 소비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국 프랜차이즈학회도 2021년 경기 하남시, 고양시의 복합쇼핑몰 주변 상권을 분석한 결과 신규 유입 고객 증가로 전통 시장 매출액이 5~6% 상승하고 의류와 가구, 농·축·수산물 등을 파는 소매점의 매출액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오주섭 사무처장은 "광주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도시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고, 경제 사정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구 감소 추세 등 현재와 미래의 상황을 충분히 검토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쇼핑 시설을 먼저 지어놓고 시민에게 필요한 다른 기반 시설을 짓는 것은 늦어질 수 있다"며 "광주시가 안전장치를 마련해뒀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만큼 쇼핑 시설과 기반 시설이 함께 건설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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