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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니었다면 1만배 더 큰 곤경"…마크롱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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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론 피해 아프리카 프랑스령 마요트섬서 주민들과 설전
야권 "오만한 태도"…흑인 단체 "식민지 지배자 모습" 맹비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이클론 '치도'가 할퀴고 간 인도양의 프랑스령 마요트섬 주민들에게 "프랑스가 아니었다면 1만배는 더 큰 곤경에 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야권의 비판을 받고 있다.
BFM TV, 일간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치도에 큰 피해를 본 마요트섬을 찾았다가 현지 주민들의 거센 분노에 직면했다.
마요트섬은 아프리카 남동부 코모로 제도의 일부로, 프랑스의 해외 영토 중 한 곳이다.
지난 14일 상륙한 치도로 이곳에서 총 31명이 사망하고 2천500명이 다친 것으로 프랑스 내무부는 집계하고 있다.
엄청난 인명 피해와 복구 작업의 지연 등에 분노한 현지 주민들은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사임하라"고 소리치는 등 야유를 퍼부었다.
이에 이성을 잃은 마크롱 대통령은 "여러분은 프랑스에 속한 것에 만족하고 있으니 사람들을 편 가르기 하지 말라"며 "여러분은 프랑스가 아니었다면 1만배는 더 곤경에 처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인도양에서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는 곳은 없다"라고도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야권에선 "식민지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녹색당의 산드린 루소 하원 의원은 프랑스2에 출연해 "에마뉘엘 마크롱은 오만한 태도로 마요트에 가서 설교했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인적 재앙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마크롱 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세바스티앙 슈뉘 부대표도 라디오 RTL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항상 차별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마요트인들을 위로할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흑인 단체 협의회 회장인 나수르딘 아이다리도 리베라시옹 기고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위로의 전달자가 아니라 오만한 식민지 지배자의 모습이었다"고 규탄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집과 사랑하는 사람, 존엄성을 잃은 이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프랑스 통치자들 눈에 마요트 주민들은 결코 완전한 프랑스 시민이 아니라 물이나 자선을 베풀러 온 주인 앞에 굽실거려야 하는 하위 시민"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sa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