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6선 연임을 확정했다. 차기 임기는 내년 1월부터 4년간이다.
대한양궁협회는 20일 제14대 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입후보한 정 회장을 선거운영위원회의 후보자 결격 사유 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인으로 공고했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회원종목단체 임원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그러나 종목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명확한 경우 추가 연임을 할 수 있다. 대한양궁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정 회장이 협회 행정을 고도화하고 재정 자립에 기여한 점, 전폭적인 국가대표 지원과 인재 육성으로 한국 양궁의 경쟁력을 높여온 점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한국 양궁이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때까지 세계 최강 지위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 2005년 5월 제9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한국 양궁의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 노하우를 양궁에 접목해 한국 양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공정, 투명, 탁월 등 3대 원칙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을 확립해 한국 양궁의 세계 최강 지위를 견인했다. 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전무하다. 국가대표는 기존의 성적이나 명성은 배제한 채 철저한 경쟁을 거쳐 현재의 성적에 기반해서만 선발되고 코치진도 공채를 통해 등용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양궁에 투입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훈련용 AI 슈팅 로봇, 화살 선별 슈팅머신, 심박수 측정 장치, 선수 맞춤형 그립, 복사냉각 모자, 야외 훈련용 다중 카메라 등 선수들이 실제 훈련과 경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선수들이 직접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할 만큼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한국 양궁은 정 회장의 리더십을 통해 오랜 기간 동안 세계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양궁은 2024년 파리올림픽에선 전 종목 석권이란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유소년→꿈나무→후보선수→상비군→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2016년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등 각종 대회를 창설해 종목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는다. 또한, 2005년부터 아시아양궁연맹 회장도 겸하며 해외선수 육성 지원, 순회 지도자 파견 등 아시아 양궁 발전과 스포츠 외교에도 힘쓰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의 6차례 연임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협회장에 취임한 1985년 이래 현대차그룹과 한국 양궁의 동행을 40년 넘게 잇는 것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정몽구 명예 회장이 기반을 닦은 대한민국의 양궁 체계를 더욱 고도화했다. 협회 행정 시스템을 선진화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훈련과 경기 문화를 구축하는 등 세계 양궁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가 인정하는 협회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