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김하성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예상됐던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그를 둘러싼 시장이 뜨겁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 김하성은 지난 8월 19일(이하 한국시각)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3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상대투수의 기습견제에 오른쪽 손으로 베이스를 짚는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어깨 와순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2~3일 쉬면 괜찮아질 것으로 보고 부상자 명단(IL)에 오르지 않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IL에 등재됐다. 2주 후 내야 수비 훈련 단계에 돌입했지만, 1루 송구가 정상적이지 않자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하성의 FA 가치가 폭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시즌 막판 벌어진 것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이 평가한 김하성의 시장 가치는 7년 1억3000만~1억5000만달러였다. 직전 시즌 타격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은데다 골드글러브도 수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올해 말 FA 시장에 나가는 유격수 중 최대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부주의한 플레이로 인한 어깨 부상에 발목이 제대로 잡힌 처지가 됐다.
현지 매체들도 이런 김하성을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의 FA 계약 규모에 대해 ESPN은 2년 4210만달러에 옵트아웃, MLBTR은 1년 1200만달러, 디 애슬레틱은 2년 3600만달러에 옵트아웃, 블리처리포트는 1년 1400만달러를 각각 예상했다.
김하성의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지만, 부상 문제에 대해서는 딱히 해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로서는 1년 계약을 하고 내년 말 다시 FA 시장을 노크하는 전략을 택할 공산이 커 보인다. 김하성은 1995년 10월 생으로 내년도 여전히 20대 시즌이다.
ESPN은 20일(한국시각) '파산의 MLB 프리에이전시, 트레이드 정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김하성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기사를 쓴 제프 파산 기자는 김하성을 내야수 부문 '춥다(Cold)' 등급으로 평가하며 '두 명의 내야수는 각각 장애물을 갖고 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로 뛴 김하성의 경우 팔에 문제가 있다. 그는 지난 8월 어깨를 다쳐 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그의 빅리그 가치 대부분이 나오는 수비력에 문제가 생겼으니 장애물임이 분명하다'면서 '동시에 김하성은 수술 후 재활에 따라 내년 4월 말 복귀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그는 혹독한 가격 폭락(severe discount)을 감수하는 계약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이 부문서 김하성과 함께 거론한 글레이버 토레스에 대해 파산 기자는 '그는 올해 리그 평균적인 타자도 되지 못했다. 수비와 베이스러닝에서도 독보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28세이다. 팀들이 생산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나이는 여전히 FA 영입에 중요한 요소이며 토레스를 구원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하성보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그밖에 크리스티안 워커, 폴 골드슈미트, 카를로스 산타나, 앤서니 리조 등 1루수들도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춥다' 등급으로 분류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