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리 젠킨스 감독이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8일 개봉한 '무파사: 라이온 킹'은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탄생 30주년 기념작이자 '라이온 킹'의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다. 거대한 야생에서 고아가 된 어린 사자 무파사가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를 만난 후, 주어진 운명을 뛰어넘어 세상의 왕이 되는 전설적인 여정을 그린 이야기로, 영화 '문라이트'로 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배리 젠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전작 '라이온 킹'을 집필한 제프 나단슨이 또 한번 각본에 참여해 더욱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배리 젠킨스 감독은 '무파사 :라이온 킹'의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캐릭터가 모두 동물이고, 제작 스케일도 다 커졌다"며 "'무파사:라이온 킹'은 내가 지금껏 다뤄왔던 주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에게 더 큰 캔버스가 주어졌고, 관객들이 애정하는 주제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작품에 대해 "'무파사: 라이온 킹'은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하이브리드라고 말하고 싶다"며 "나한테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이 작품은 최첨단 기술을 쓰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다는 의미에서 어떤 감독에게 갔어도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부터 열린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작의 팬이었다는 배리 젠킨스 감독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린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투명하고 명확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더 파워풀하게 다가왔다"며 "원작에서는 무파사가 선하고, 스카는 악하고 선악 대결이 명확하지 않나. 이번에는 인물들이 어떤 여정을 통해서 선한 쪽으로 악한 쪽으로 가는지 이분법적인 구도를 조금 더 진화시켜 복잡성을 부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선 "1994년은 어린아이들이 이미지에서 배우는 게 단순하지 않았나. 이제는 이미지 범람의 시대에 어린 친구들이 선악 구도와 이미지에서 받아들이는 교훈의 복잡성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카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사랑받아 마땅한 새끼 사자였지만, 세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악한 캐릭터가 됐다는 복잡한 여정을 보여주면서 현대의 맥락에 맞게 연출했다"고 말했다.
배리 젠킨스 감독은 무파사와 타카의 관계에 대해 "두 형제의 관계에 감명받았던 점은 가족의 구조가 달랐던 배경 때문에 이 두 인물이 어떤 인생을 살게 되고, 어떤 인물이 되느냐를 보는 거였다"며 "무파사는 어머니한테서 배움을 받고, 타카는 아버지한테서 배움을 받는다. 무파사는 '주변의 모든 요소들, 동물들과 네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평등함을 강조하는 가르침을 받지만, 타카는 아버지한테서 '너는 이들 위에 군림해야 된다. 모든 요소들은 다 네 밑에 있다. 필요하다면 기만을 사용해서라도 군림해야 한다'는 걸 배운다"고 전했다.
또 두 형제의 차이점에 대해 "무파사는 더 나은 인물로 거듭나고 타카는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런 것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게 다가왔고, 큰 감동을 줬다"며 "태어난 기질과 양육방식의 차이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더라. 만약 무파사가 아버지한테 가르침을 받고 타카가 어머니한테 양육을 받았다면 스카가 위대한 왕이 되고, 무파사가 악인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흥미로운 질문도 던지게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부분들이 마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연상케 한다는 그는 "'기생충' 속 가족들이 만약 최하층이 아니라 특권층이었다면, 그런 식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람들을 속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파사: 라이온 킹'도 그런 사회적 지위나 환경에 따라 어떻게 사람이 변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되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