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3루수 놀란 아레나도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합의된 트레이드를 거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번 오프시즌 들어 아레나도를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하고 구단들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최근 휴스턴과 얘기가 잘 풀려 곧 트레이드 성사 소식이 전해질 듯했으나, 아레나도가 싫다고 한 것이다.
아레나도는 콜로라도 로키스 시절인 2019년 2월에 8년 2억60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트레이드 전면 거부권을 넣었다. 즉 본인이 원하지 않는 트레이드는 거부할 수 있는 권리다. 휴스턴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거절했다고 보면 된다.
MLB.com은 19일(한국시각) '소식통에 의하면 애스트로스와 카디널스는 아레나도 트레이드를 진행했지만, 그가 세인트루이스 구단에 휴스턴행에 대해 거부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번 트레이드 조건으로 휴스턴 구단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500만~2000만달러도 함께 보내줄 계획이었다. 아레나도는 2027년까지 3년 7400만달러의 연봉이 남았는데, 지급유예분 1200만달러와 콜로라도가 앞서 부담하기로 한 1000만달러를 고려하면 세인트루이스는 6000만달러를 지급하면 되는 상황. 그러니까 트레이드가 성사되면 휴스턴은 이 가운데 4000만~4500만달러만 부담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트레이드가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 MLB.com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스트로스는 트레이드 성사에 큰 희망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두 구단은 협상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아레나도가 애스트로스로 가는 걸 원하지 않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휴스턴이 지난 주 간판타자 카일 터커를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한 것이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을 원하는 아레나도를 영입하는데 방해가 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이날 MLB.com 인터뷰에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복수의 구단들과 트레이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얘기 중이고, 임박한 것은 아직 없다"며 "우리는 많은 현안들을 풀어가고 있는데 새해가 오기 전 뭔가 분명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내년 시즌을 리빌딩의 해로 정하고 선수단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팀내 고연봉 선수 중 하나인 아레나도를 팔아 다수의 유망주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모젤리악 사장은 윈터미팅 당시 "우리는 지금 트레이드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레나도가 잔류할 가능성도 있고,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지 않을 수도 있다"며 "페이롤을 줄이는 방법은 많지만, 아레나도를 트레이드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아레나도 역시 세인트루이스를 나가고 싶어한다. 그는 에이전트 조엘 울프를 통해 오프시즌 동안 트레이드가 될 수 있도록 '트레이드 전면 거부권의 일부를 포기할 수 있고, 주포지션인 3루수 뿐만 아니라 1루수도 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럼에도 휴스턴은 거부한 것이다.
아레나도는 현존 최고의 수비 실력을 갖춘 3루수다. 2013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데뷔한 이후 2022년까지 10년 연속 3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렇다고 방망이 실력이 처지는 것도 아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연속 40홈런을 때렸고, 통산 5번 실버슬러거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스타에는 8번 선정됐다.
통산 타율 0.285, 341홈런, OPS 0.857을 마크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그는 작년부터 공수 수치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2023년 타율 0.266, 26홈런, 93타점, OPS 0.774, 올시즌에는 152경기에서 타율 0.272, 16홈런, 71타점, OPS 0.719를 각각 기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