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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억 좌완 선발투수' 영입한 오클랜드, 돈도 없는데 도대체 왜? "페이롤 $1억, AL서부 경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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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이번 오프시즌처럼 로스터 강화에 정성을 들인 적이 최근 있었나 싶다.

오클랜드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2명의 좌완 제프리 스프링스와 제이콥 로페즈를 영입했다. 대신 우완 조 보일과 제이콥 와터스, 1루수 윌 심슨, 그리고 전력균형 A라운드 드래프트 픽을 탬파베이에 내줬다.

오클랜드는 앞서 지난 7일 FA 우완 루이스 세베리노를 3년 6700만달러에 데려오며 메이저리그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종전 기록인 2004년 3루수 에릭 차베스와 맺은 6년 6600만달러보다 100만달러를 더 썼다.

FA에 이어 트레이드를 통해 로테이션을 두 단계 정도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스프링스가 이번 트레이드의 주인공이라고 보면 된다.

그는 2023년 5월 왼쪽 팔꿈치 수술, 즉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지난 7월 말 복귀해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27을 올리며 부활에 성공했다. 2018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스프링스는 불펜투수로 던지다 2020년 보스턴 레드삭스, 2021년 탬파베이로 각각 이적한 뒤 2022년부터 선발 보직을 맡았다.

그는 이적 첫 시즌 33경기(선발 25경기)에서 9승5패, 평균자책점 2.46의 눈부신 피칭을 과시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았다. 그러면서 4년 3100만달러, 2027년 15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을 조건으로 연장계약을 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초 팔꿈치 척골측부인대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으며 1년 넘는 재활기를 가졌다.

이로써 오클랜드는 세베리노, 스프링스, JP 시어스, 호간 해리스, 조이 에스테스, 밋치 스펜스, 오스발도 비도, 루이스 메디나 등 풍부한 선발진용을 갖추게 됐다. 세베리노와 시어스가 원투 펀치다.

다만 스프링스의 몸값이 오클랜드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내년과 2026년 연봉이 2100만달러에 달하고, 2027년 구단옵션을 실행할 경우 3년간 3600만달러(약 51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최하위권인 오클랜드의 페이롤이 내년에는 1억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시즌 오클랜드의 페이롤은 8021만달러로 30팀 중 꼴찌였다.

오클랜드는 왜 전력 강화에 힘을 쏟는 것일까. 내년부터는 오클랜드를 떠나 새크라멘토를 임시 연고로 삼고 시즌을 치르기 때문이다. 약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보여줘야 향후 새 연고지에서 마케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오클랜드는 올해부터 3년 동안 마이너리그 구장인 새크라멘토 구장을 사용한다. 오클랜드와는 영영 이별이다. 새 연고지로 결정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새 구장이 완공되는 2028년까지 한시적이다. 장사가 안 돼 가게를 옮기는데 나름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를 벌이는 모양새다.

포스트시즌 경쟁을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테이션 강화에 성공한 오클랜드는 내년 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애틀 매리너스, 텍사스 레인저스, LA 에인절스와 AL 서부지구에서 순위 다툼을 벌일 수 있다.

오클랜드는 올시즌 지명타자 브렌트 루커를 비롯해 외야수 로렌스 버틀러와 JJ 블리데이, 포수 셰이 랭글리어스, 유격수 제이콥 윌슨, 1루수 닉 커츠 등 젊은 타자들이 주축이 된 타선을 구축했다.

이에 대해 ESPN은 '탬파베이와 선수 6명을 주고받는 트레이드를 단행, 제프리 스프링스를 데려온 오클랜드는 급격한 페이롤 증가를 감수하며 새크라멘토에서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69승93패에 그친 오클랜드는 AL 서부지구에서 넓게 열린 순위 경쟁을 할 만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오클랜드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