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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못해도 전혀 아쉽지 않아요" 올해의 발견, 22세 '국가대표' 클로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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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가 자랑할 만한 '2024년의 발견'. 유망주에서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은 조병현이다.

청주 세광고 졸업 후 202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조병현은 대형 유망주였다. 2021년 1군에서 데뷔했지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빠르게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해결했다. 상무에서 전역 시즌이었던 2023년 마무리로 활약한 그는 2승-4홀드-17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제대 후 곧장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아시아야구선수권 대회 대표팀으로 발탁됐고, 2024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서도 SSG가 가장 기대하는 투수로 조금씩 입지를 넓혔다.

스프링캠프를 거쳐 개막 1군 엔트리 합류한 뒤 올 시즌 단 한번도 2군에 내려간 적이 없다.

처음에는 추격조로 시작했으나 믿을맨을 거쳐 결국 마무리 투수 자리까지 꿰찼다. 올해 22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지만,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승부욕과 다부진 기개는 성적으로 증명됐다. 76경기 4승6패 12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58. 올해 '신인왕' 김택연(두산)이 순수 신인인데다 워낙 압도적이라 몰표를 받았지만, 조병현 역시 당당히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성공적이었던 시즌이었음을 입증했다.

특히 정규 시즌 막판 7경기에서는 1홀드-6세이브를 챙겼고, 1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2025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숭용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조병현을 마무리 투수로 구상하면서 캠프를 시작한다. 당초 선발 재전향 가능성도 있었다. 원래 선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굳이 마무리로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낸 선수에게 급하게 선발 재전향을 시키는 것보다 일단 확실하게 자리를 굳히는 쪽으로 결정했다.

조병현 역시 다음 시즌 선발을 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아쉽지 않다. 마무리 투수로 나가면 경기를 끝내는 거니까 그게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또 위기 상황에 제가 마운드에 뛰어나가면 옆에 관중분들이 환호해주시는 게 굉장히 기분이 좋다"며 마무리 투수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매력에 감탄했다. 그러면서 "제가 세리머니가 큰 편은 아닌데, 노경은 선배님 처럼 위기를 막고나면 멋있게 세리머니도 해보고 싶다. 물론 잘 안된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조병현은 "사실 제가 불펜에서 거의 막내급인데 가장 중요한 보직을 맡게 된 게 뿌듯하다. 저보다 잘 던지는 선배님들이 많고 아직 과분하기는 한데,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시니 주눅 들지 않고 더 잘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으로도 발탁된 조병현은 김택연과 박영현(KT), 정해영(KIA), 김서현(한화), 유영찬(LG) 등 각팀 핵심 불펜 투수들과 함께 뛰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다카하시 히로토(일본), 리반 모이넬로(쿠바)를 보며 깜짝 놀랐다는 그는 "국제 대회에는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 많더라. '진짜 잘한다'며 매번 놀랐고, 어떻게 하면 더 잘던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본 좋은 투수들은 직구와 변화구를 다 코너에 던진다. 피치 터널이 굉장히 좋더라"면서 "저 역시 제구가 첫번째가 돼야 한다. 제구가 돼야 스피드도 끌어올릴 수 있다. 구속이 더 오른다고 해도 제구가 안되면 경기가 안된다. 국제 대회에 나가 보니 결국 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제구가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의 기복이 있고, 아직 커브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서 내년에는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준비하려고 한다"며 눈을 빛냈다.

마무리가 아직 완전한 자신의 자리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놓치지 않고 싶어하는 욕심도 내비쳤다.

조병현은 "아직 제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라도 세이브 상황에 들어간다면 잘 막아서 다음 경기에도 또 마무리로 나갈 수 있게끔 하고 싶다. 더 잘하고, 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