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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리베로 출전 왜?…36세 베테랑의 헌신, 그리고 진심 가득했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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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7~8년은 된 거 같아요."

지난 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 점보스와 한국전력 빅스톰의 경기. 대한항공은 깜짝 카드를 들고 나왔다.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을 리베로로 등록한 것. 곽승석은 뛰어난 수비력을 지니고 있어 프로 커리어에서 리베로로 뛴 적이 있다. 그러나 2016~2017년 챔피언결정전 이후 약 7년 동안은 꾸준하게 아웃사이드 히터로만 활약했다.

곽승석은 초반 어려움을 겪는 듯 했지만, 빠르게 리베로 자리에 녹아들었다. 팀이 3대0으로 승리한 가운데 곽승석은 리시브 효율 26.67%로 경기를 마쳤다.

곽승석은 경기를 마친 뒤 "어제 연습할 때 갑자기 리베로로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지막에 자체 경기를 할 때 리베로로 연습을 했는데 끝나고 버스타기 전 감독님이 리베로로 나간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송민근(24)과 강승일(19)이 주로 리베로로 나섰다.

송민근과 강승일 모두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 시즌 초반에는 부상으로 공격이 어려웠던 정지석이 리베로로 나오기도 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곽승석을 리베로로 내보낸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팀에 리베로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많다. 오늘은 곽승석이 해줬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정지석과 곽승석이 모두 코트에 있게 됐다"며 "곽승석은 후위에서 공을 살리는 허슬 플레이가 좋다. 팀 분위기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곽승석을 계속 리베로로 기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어 "중요한 건 유연한 생각을 가져야한다는 점"이라며 "우리 팀의 강점은 로스터에 좋은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또 그 안에서 두 포지션 이상을 소화할 선수가 있다. 팀으로서는 그게 큰 가치"라고 설명했다.

모처럼 리베로로 나온 곽승석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설 때와) 다른 건 리베로를 하면 조금 더 공을 잘 보내려고 한다. 공격수를 할 때에도 잘 보내려고 하지만, 리베로는 공을 받고 나면 할 게 없으니 조금 더 잘 받아주자는 마음가짐으로 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계속된 공격수의 리베로 변신은 기존 리베로 선수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자존심도 상할 수 있는 장면이다.

곽승석은 이런 후배의 마음을 다독였다. 곽승석은 "개인적으로 우리 팀 리베로들이 나쁘지 않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록적인 걸 떠나서 코트 안에서 분위기를 잡아주거나 커뮤니케이션이 잘 돼 파이팅 있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며 "틸리카이넨 감독과 4년 차를 보내고 있는데 어떤 스타일과 플레이를 좋아하는지를 알고 연습이나 경기 때 그 모습을 자신 있게 어필했으면 좋겠다. 그 부분을 빨리 캐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