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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득점왕 워니, 이젠 '수비 귀신'…"가드들 무서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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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철 감독 "확실히 올 시즌 진화해…수비에 재미 붙인 듯해"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최근 프로농구에서 서울 SK의 주포 자밀 워니는 '득점력'의 상징이다.
2021-2022, 2022-2023시즌 평균 득점 1위를 차지한 '득점왕' 워니는 지난 시즌에도 패리스 배스(전 kt·25.4점)에 이어 2위(23.8점)였다.
오른손, 왼손을 가리지 않고 던지는 플로터와 각종 골밑 득점 기술로 무장한 워니는 대부분 경기에서 20득점 이상을 보장한다.
올 시즌에도 득점 1위를 달리는 선수는 워니(24.7점)다.
워니를 앞세운 SK는 6연승을 질주, 올 시즌 10개 팀 가운데 처음으로 10승(2패)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올 시즌 워니는 공격으로만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게 아니다.
올 시즌 그의 진가는 수비에서 나온다.
일반적으로 2대2 공격을 막으려는 팀은 상대 가드를 골밑으로 유도하려 빅맨이 미리 뒤쪽으로 쳐진다.
2019년부터 SK에서 뛴 워니도 센터 포지션 최고 수준의 순발력을 자랑하지만 일단 골밑으로 쳐지는 수비를 자주 펼쳤다.
때때로 플레이오프 등 단기전에서 바꿔막기 수비로 상대 가드를 상대한 적은 있다.
올 시즌은 보다 다양한 수비 전술을 소화한다.
워니를 중심으로 끈적한 수비를 펼친 SK는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69-67로 꺾었다.
3점이 정교한 앤드류 니콜슨을 보유한 한국가스공사는 샘조세프 벨란겔, 김낙현 등 가드들의 기량도 뛰어나 2대2 공격을 막는 게 까다롭다.

하지만 이날은 상대 가드를 막은 척 밖으로 나갔다가 재빨리 골밑으로 복귀하는 워니의 움직임에 공격이 삐걱댔다.
강혁 감독은 니콜슨 대신 유슈 은도예를 기용, 워니가 밖으로 빠진 틈을 타 골밑을 공략하려 했으나 SK 가드, 포워드들의 강력한 저항에 공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았다.
지표로 봐도 워니를 앞세우는 SK 수비의 위력이 드러난다.
SK의 평균 실점은 72.8점으로 전체 3위다. SK를 상대하는 팀의 필드골 성공률은 39.3%로 떨어진다.
전희철 감독은 구상한 수비 전술을 코트에서 구현해내는 워니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워니가 올 시즌 확실히 수비 측면에서 진화했다. 상대 가드들은 이제 무서울 것"이라며 "갑자기 튀어나오면서 순간적으로 공을 빼앗는다. 그래서 상대 가드가 공을 많이 내준다"고 웃었다.
실제로 SK는 평균 스틸(8.9개) 1위 팀이다.
전 감독은 "워니가 수비에 재미를 붙였다. 사실 수비라는 게 조직력이고, 연습이 필요하다"며 "앞에서 워니를 향해 물고기를 유인하듯이 몰아줘야 한다. 또 워니가 밖으로 빠지면 골밑이 완전히 비는데, 오늘 은도예에게 공이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재현과 함께 팀 내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최원혁도 워니의 향상된 수비력에 혀를 내둘렀다.
최원혁은 "워니 덕에 우리가 앞에서 수비하는 게 너무 편하다. 워니의 수비가 지난 시즌에도 좋았지만 올 시즌 들어 유독 잘해주는 것 같다"며 "그 덕에 스틸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영준은 "상대 외국인 선수가 (워니와 달리) 멈춘 상태에서 수비한다면 공격자 입장에서는 편하다. 하지만 워니처럼 계속 움직이면서 수비하면 상대 입장에서는 많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혁은 워니를 중심으로 뭉친 SK의 수비가 최소 실점 팀 한국가스공사(67.6점)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두 팀 중 어느 쪽 수비가 뛰어나냐는 질의에 최원혁은 "당연히 우리다. 그쪽도 수비가 좋지만 오재현, 나, 안영준까지 우리가 체격에서도 (한국가스공사에) 밀리지 않는다"며 "월등하게 우리가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연합뉴스>